[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성폭행범 누명을 쓰고 구속된 40대 남성이 검찰의 재조사를 통해 풀려났다.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피가 이 남성의 것으로 판명됐고 피해여성은 연락이 닿지 않아 이 남성은 징역형을 받게 될 수 있는 처지였다. 하지만 검찰은 '억울하다'는 남성의 계속된 호소에 주목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 김충우)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이모씨(44세)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2007년 8월24일 피해여성의 집에 침입해 식칼을 보여 위협한 뒤 강간을 시도하다가 상해만 입힌 채 도주한 사건의 범인으로 이씨를 지난달 25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경찰수사 결과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의 DNA가 이씨의 것과 일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여성도 행방불명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에서 이씨가 진범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이씨를 진범으로 몰았다.
이씨의 누명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풀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는 "사건발생 5일전 범행현장 부근에서 손을 다쳐 피를 흘렸다"는 이씨의 주장에 주목했다.
검찰은 6년전 119 신고내역과 병원진료와 입원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씨가 실제로 사건 발생 5일전 범행장소에서 손을 다쳐 119 구급차로 병원에 호송돼 입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검찰은 피해여성의 소재를 파악해 '성폭력 사건 진범은 사건 당시 피를 흘린 사실이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가 누명을 벗는 데는 연락이 닿지 않았던 피해여성을 찾아내 범인식별절차(복수면접·Line-up)를 실시한 것도 한몫했다.
검찰은 피의자의 대질조사를 위해 편면유리로 된 특별조사실에서 복수면접을 실시했고, 피해여성은 이씨를 범인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복수면접은 피의자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을 피해자에게 보여주고 범인을 지목케 하는 방식이다.
우리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따라 이런 절차를 거쳐 범인을 지목한 피해자의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서 신빙성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피의자의 변명에 주목한 결과"라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뻔한 피의자의 누명을 벗겨 국민의 인권보호에 기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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