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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배임수재' 김성수 CJ E&M 대표 유죄 다시 판단하라"
"돈 건넸다는 사람 진술·정황 신빙성 다시 따져봐야"
2013-04-26 14:04:41 2013-04-26 14:07:1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된 김성수 CJ E&M 대표(51)가 상고심에서 반전의 기회를 얻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게임 개발 업체에 빌려준 회사돈의 상환을 유예해주는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김성수 CJ E&M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부분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사실상 무죄취지 파기환송으로, 검찰의 유죄 입증여부에 따라서는 김 대표에게 무죄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CJ E&M에 합병 전 온미디어를 운영했던 김 대표는 2008년 8월 온미디어가 350억원을 투자한 게임게발업체 구름인터렉티브(구름) 부사장 김모씨로부터 채무상환 유예와 투자를 유지해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 김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고,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2억원 수수 부분에 대해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먼저 판결문에서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은 엄격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므로, 공여자가 진술하는 부정한 청탁의 내용을 취득자가 다툴 경우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여자의 진술에 곧바로 신빙성을 인정하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김씨가 피고인으로부터 경제적으로 괴롭다는 얘기를 들었고, 구름 박 대표로부터 '피고인의 다리라도 잡고 가고 싶다'라는 얘기를 들은 뒤 온미디어의 구름에 대한 채권회수를 연기하고 계속 투자를 받기 위해 피고인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나 박 대표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표는 김씨가 돈을 건넨 당시 게임 대박을 터뜨려 로비를 할 만큼 어려운 상황도 아니었을뿐더러 김씨가 피고인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고 있고, 피고인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 회사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온미디어의 구름에 대한 채무독촉은 돈이 건너간 지 두달 후인 2008년 10월부터 시작됐고, 돈이 마련된 출처에 대해 김씨와 관계직원과의 말이 서로 다른 점, 마련된 돈이 회사 관련계좌에서 나왔지만 박 대표가 결재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이 인정된다"며 "이런 사실에 비춰볼 때 김씨의 진술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김씨가 피고인에게 돈을 줬다는 당시 상황은 객관적으로 온미디어측에서 구름에 대한 채권회수 조치 시행이나 투자 중단을 실제로 논의하거나 검토하고 있었는지 조차도 의심이 간다"며 "원심으로서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했음에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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