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직장인 김혜진(27)씨는 지난해 말 H&M이 출시한 메종마틴마르지엘라와의 콜라보레이션 클러치 백 제품을 구입하러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완판돼 어쩔 수 없이 리셀러를 통해 두 배 가격인 17만원에 구입했다.
김씨는 "실제로 메종마틴마르지엘라의 오리지널 클러치 백 제품은 100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저렴한 콜라보 제품을 구입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리셀러들은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억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리셀러는 제품을 정식 발매 가격에 구입 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람들을 말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 H&M과 유럽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콜라보레이션)이 매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자 리셀러들의 사재기 후 바가지 판매가 극심해 지고 있다.
H&M이 명품 의류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을 한정 판매한다는 점을 이용해 이를 출시 직후 대량 사들인 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명품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인 동시에 가격은 명품보다 훨씬 저렴해 SPA와 명품 사이의 중간 고객층으로 부터 인기가 높다.
특히 명품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상표와 한정판이란 희소가치 등이 더해져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H&M이 메종마틴마르지엘라와의 협업으로 출시한 34만9000원 라이더 재킷은 중고 명품 거래 사이트에서 67만9000원에 판매돼 무려 두 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또 다른 협업 제품인 스웨터는 매장에서는 15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2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11년 출시된 베르사체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마찬가지로 20만원대 가죽 재킷이 40~50만원대에 거래됐다.
H&M 관계자는 "나중에 되팔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조를 짜서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실제로 이베이 같은 사이트에서 비싼 값에 제품을 판매한다"며 "하지만 리셀러들을 구분해 낼 방법이 없어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0년 랑방과의 콜라보레이션 때부터 한 사람이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을 두 개 이상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매장 계산대에서 제재를 확실히 하지 않아 리셀러들이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H&M 측은 먼저 온 고객부터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을 위해 그룹별로 팔찌를 제공, 시간대를 정한 뒤 쇼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은 한 그룹당 20~30명을 지정하고 쇼핑 제한 시간 10분을 부여한다. 실제로 매장에서는 10분 동안 제품의 디자인이나 가격, 사이즈 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쓸어 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한정 판매는 대중의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행태"라며 "제조사 측에서는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판매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명품 아닌 일반 제품을 한정 판매했더라면 리셀러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명품에 대한 무조건적 선호가 이 같은 불합리한 구조를 만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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