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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본드, 가계부채 ‘구원투수’될까?
2012-09-30 17:49:13 2012-09-30 17:50:49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태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커버드본드' 활성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장기고정대출 주택담보대출 상품 활성화에 기여해 가계부채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은 상황이다.
 
30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커버드본드 특별법 제정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회사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은행의 구조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모범규준을 채택하고, 지난 6월 민·관합동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률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특별법 초안에는 현재 주택금융공사만 발행 가능한 커버드본드를 은행권도 발행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BIS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을 충족하는 은행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적격담보의 기준과 발행기관 감독 체계, 담보권자 보호 규정 등도 포함됐다. 발행 한도는 총자산의 8% 이내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커버드본드란 주택저당대출, 공공부문대출, 선박대출 등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유동화채권을 말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춰 발행된 담보부채권으로,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안전하게 커버(Cover)되어 있다는 의미로 `커버드본드`라고 부른다.
 
독일에서 처음 발행된 이후 현재 유럽 주요국가의 금융회사 채무증권에서 2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2010년 유럽에서 발행된 커버드본드 규모는 6163억유로, 그 잔액은 2조5000억유로에 달한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상환에 대한 1차 책임을 갖는 금융기관 채권이며 금융기관이 보유한 우량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담보부채권의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투자자는 금융기관의 높은 신용도와 우량 담보에 대한 우선적인 담보권이라는 이중상환청구권을 지니게 된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발행 금융기관의 신용도보다 높은 신용등급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 저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행 파산 시에도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어 투자기회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유럽 27개국과 유럽 외 지역 5개국에서 커버드본드와 관련된 법률이 제정돼 있다. 독일, 덴마크,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의 국가가 특별법에 의해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특별법에 근거하지 않고 구조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던 프랑스와 영국도 최근 특별법을 제정했고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역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제공하고 채권을 발행하는 형태의 제한적 커버드본드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그러나 담보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는 법적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국내 금융기관에 의한 커버드본드 발행은 차단돼 왔다.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허용되면 금융기관이 보유한 우량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수단을 제공해 조달수단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또 은행이 안정적인 장기자금 조달이 확대돼 유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유동성 위기 발생 시 금융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외화표시 커버드본드를 활용하면 외화 자금 조달도 수월해진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가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재원을 마련하는 부담을 덜 수 있으며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여서 저금리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의 커버드본드 발행 여건이 미흡한 상황이라 활성화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커버드본드가 활성화돼 있는 다른 시장은 만기가 20~30년으로 긴데 반해 국내 커버드본드의 만기는 보통 5~10년으로 짧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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