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은 단식..이정희는 대선행보
姜 "제가 책임져야" 물·소금 거부 vs 李 "대선, 쉬운일이면 고민도 안 해"
2012-09-03 15:01:46 2012-09-03 15:03:1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한 사람은 쪼개지는 당을 바로잡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음식은 물론 물까지도 거부하는 단식에 들어갔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사상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한지 4개월이 지난 뒤 '침묵의 형벌'을 벗고 나타나 짤막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선행보에 나섰다.
 
2012년 대한민국 진보정당에서 일어난 사태를 마주하는 두 명의 전·현직 대표가 취하고 있는 자세가 극명하게 비교되고 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와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강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이라며 "지금 이 순간 단식으로 속죄하는 기간을 보내고자 한다"고 단식을 선언했다. 
 
강 대표는 앞서 구 당권파에 제안한 혁신재창당안 부결과 관련,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 모든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짊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의 단식에 대해 혁신모임의 한 관계자는 "말렸지만 마지막까지 당원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시겠다는 것"이라며 "구 당권파와의 협상을 위한 단식이 아니고 사죄와 속죄의 단식"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물과 소금도 먹지 않는 완전한 단식"이라며 근심 가득한 모습이었다.
 
한편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자신이 낙마했던 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이상규 의원과 국회 정론관을 찾아 5.12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중앙위원회에서 일어난 폭력사태가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실망을 더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그 직후 시작된 저의 침묵과 근신은 사태에 대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던 제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 대표가 요구했던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진사퇴에 대해선 "당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이미 결정이 난 문제"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두 의원님께 사퇴를 요구하신 분들 가운데도 억울할 것이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생기고 있다"며 "사태의 진실은 밝혀졌고 알려지고 있다. 진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지난 비례경선에 부정과 부실이 없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자신의 대선출마와 관련해선 "통합진보당의 대선후보는 고통의 자리"라며 쉬운 일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사과문 발표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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