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스탠다드 차타드(SC)은행이 2분기 적자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1000억원의 배당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또 다시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의 중간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1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한지 6개월 만에 또 고액 배당에 나선 것이다.
SC은행은 지난 2005년 영국 SC그룹에 인수된 이후 5년 뒤인 2010년에 두 차례에 걸쳐 3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또 2011년에는 3월과 9월, 올해에는 3월에 각각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이번 배당까지 포함해 SC은행이 실시한 배당금 총액은 65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금융당국이 위기에 대비해 내부 유보를 쌓아두고 배당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 SC은행은 이를 비웃 듯1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고배당 논란이 불거지자 리차드 힐 SC은행장은 "SC은행 지난 2년간 지주사에 5500억원을 배당했지만 런던 본사로 보낸 1000억원을 제외하면 모든 금액을 한국에 재투자했다"고 해명도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재무적인 건전성을 확보한 후에 나머지 돈으로 배당을 하는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SC은행의 입장이다.
물론 상장된 회사가 사업을 통해 얻은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는 데다 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SC은행은 지난 2010년에는 순익이 전년대비 25% 줄어든 3224억원에 불과했지만 3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익은 전년대비 49.7% 줄어든 1254억원에 그쳤다. 실적 악화다 뚜렷한데도 고배당을 추진한 셈이다.
외국계 은행들의 고배당 논란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0년 1002억원에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인 1299억원을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또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된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벌어들인 4조 6628억원의 순익에서 당시 대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지급한 배당금은 2조2055억원으로 절반에 달했다.
심지어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도에도 외환은행은 806억원을 배당해 10.3%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은행들의 고배당 행태를 두고 금융당국과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처한 사정이 있겠지만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배당에 나서는 것은 회사 경영은 안중에도 없고 주주의 잇속만 챙기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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