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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건설업 부진은 구조적 성숙단계 진입 때문"
"금융기관,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행태 개선해야"
2012-08-27 14:03:03 2012-08-27 14:43:5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국내 건설업계 부진 원인이 경기요인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국내 건설업의 구조적 발전단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건설업이 중장기 수급요인, 잠재생산 등에서 성숙기 진입의 징후들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보고서는 건설 수요의 측면에서 보면 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건설수요가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지난 2008년 100%를 넘어섰고, SOC의 대표적인 지표인 도로연장증가율도 1990년대 5.5% 수준에서 2000년대 중반 0.6%로 크게 줄었다.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가구증가율도 지난해 1.9%에서 2020년 무렵에는 1.2% 내외로 하락할 전망이며,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도 신규주택 건설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명목건설수주액은 지난 2007년 246조원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0년에는 226조원까지 축소됐다.
 
공급의 경우에도 건설업체 수와 수익성 등에서 경쟁심화의 신호가 있다.
 
건설업체 수는 2000년대에도 꾸준히 증가했지만 취업자 수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여 고용유발효과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업 매출액의 증가세도 2010년 이후 크게 둔화됐고,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됐다. 2010년 상위 10대 대형건설사의 매출액 평균은 중견·중소형 건설사 매출액 평균의 74배로 10년 전의 63배보다 크게 늘었다.
 
잠재생산과 경기순환 주기에서도 구조적 변화의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는 건설업의 잠재생산이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유사한 경로를 따랐으나 이후 성장곡선의 변곡점이 형성되며 잠재생산의 증가가 둔화했다.
 
GDP성장에 대한 기여도도 2000년대 이후 축소되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건설업 발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인방 한국은행 조사국 산업분석팀 과장은 "최근의 건설업 부진은 건설업 발전이 구조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과 적지 않은 관계가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질서있고 점진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은 "경기가 좋을 때에는 과잉대출을 하다 위축되면 급격한 채권회수를 하는 경기순응성이 강한 금융기관의 대출행태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과장은 또 "건설업체 스스로는 중동 등에 치우친 해외시장을 다변화하고 고급형·친환경 주택 수요 등에 부응할 수 있는 고객맞춤형 영업 등을 강화해 국내시장에서 균형잡힌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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