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지난해 한복 착용자 입장금지 논란에 이어 최근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 히로소데를 객실에 비치해 구설수에 오른
호텔신라(008770)가 한국 전통호텔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자국 문화는 배척하고 일본 문화를 홍보한다는 비난을 산 신라호텔이 전통호텔을 짓는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여전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인근 주민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호텔신라의 한국전통호텔 신축은 '전통호텔만을 신축할 수 있다'는 서울시 조례를 악용한 `면세점 확장`이 주된 목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현재 2층 규모의 면세점 부지에 4층규모의 호텔을 신축(증가면적 9512㎡)하고, 주차장 부지에는 4층(증가면적 1만2986㎡) 규모의 면세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면세점을 없애고 그 자리에 호텔을 짓고, 주차장에다 더 큰 규모의 면세점을 짓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면세점이 호텔 면적보다 많아 면세점 확장을 위한 신축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호텔신라는 지난해 7월 개정된 서울시도시계획조례의 '자연경관지구 내라도 한국전통호텔업을 건축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라는 조항을 이용, 면세점을 증축하기 위한 규제완화 요청서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도계위는 지난달 2일, 호텔신라의 건축완화 요청서에 대해 한국전통호텔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수정, 보완을 지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국전통호텔로 등록이 된 대부분의 호텔은 과거 한국전통가옥에 맞게 1층 내지 2층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호텔신라가 신축하려는 호텔은 4층 이상으로 한국전통 가옥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수정'을 요구하는 서울시와 '찬성' 하는 중구가 서로 대립중이다.
이처럼 호텔신라가 행정적 혼란을 불러오면서까지 무리하게 면세점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호텔사업의 한계를 면세점에서 극복하려는 경영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의 특성상 대부분의 매출액이 면세점 사업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전체 1조7644억원중 면세점사업이 1조5011억원, 호텔사업이 2307억원, 생활레저사업이 326억원으로 호텔신라 전체 매출액의 85%가 면세점사업에서 나온다.
겉으로는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 확보를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면세점사업을 확장해 덩치를 키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을 피할수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녹지공간은 서울시민의 재산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잠식되고 있다. 남산은 특히 서울의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조례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옳다"며 "있는 녹지공간을 잘 보전하는 것이 서울시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지난 2005년 한식당 '서라벌'을 수익성이 없다고 폐쇄하고,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의 뷔페식당 입장도 거부한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전통의상을 객실에 비치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호텔신라가 한국전통호텔을 신축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문화를 배척하고 일본을 홍보하는 곳에서 한국전통 호텔을 짓는다는게 말이 되나"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변 주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신라호텔 바로 아래 위치한 신당2동 등 주택지역은 최고고도지구에 속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받고 있는데, 신라호텔만 이를 풀어줄 경우 '재벌 봐주기' 논란이 일 수 있다.
남산은 1994년 정도(定都) 600년을 맞아 남산제모습 가꾸기에 나서 남산주공 외인아파트 2개동을 발파철거공법으로 철거하고 이 자리에 야외식물원, 수도방위사령부터에 남산 한옥마을을 조성했다.
또 외국인주택 52개동 및 흉물처럼 남산을 파먹고 있던 정부기관 21개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2015년까지 서울시 남산별관, 소방재난본부, 교통방송, 각종 체육시설 등도 철거할 계획이다.
이같은 추세인데 호텔신라가 신축을 강행하고 나서는 것은 자연경관지구내에서 한쪽은 철거, 한쪽은 신축이라는 일관성 없는 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천만 서울시민이 즐겨 찾는 남산 자연경관지구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게될지, 시민들의 자연 휴식공간으로 남을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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