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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맹폭..이석기·김재연 사퇴거부 명분 작용
새누리, 진상조사보고서 발표 이후 하루에 1개 꼴로 논평
2012-05-19 09:12:00 2012-05-19 09:12:1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이 곤경에 빠진 통합진보당을 연일 맹폭하고 있다.
 
지난 2일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대한 진상조사보고서가 발표한 날부터 18일까지 관련 논평만 16개가 쏟아졌다. 하루에 1개 꼴이다.
 
논평의 특징을 꼽자면 시간이 흐를수록 색깔론 공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새누리당의 색깔론 맹폭이 오히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거부에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상일 대변인은 18일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언제까지 조소의 대상이 될 건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당권파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비판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노동당 창당부터 통합진보당 탄생에 이르기까지 민노총은 중심적 역할을 해 왔다. 민노총이 통합진보당에서 이탈하면 그 당엔 껍데기만 남게 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당의 최대 지지 세력이 돌아섰는데도 당권파가 뻔뻔스럽게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되물은 뒤 "북한의 폭압적 세습체제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않고 있는 당권파의 핵심인물들을 대한민국 국회로 보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어 보겠다는 저의에서 그러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러나 그럴수록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추한 본색이 드러난다는 걸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은 이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맞지 않은 통합진보당 당권파 사람들이 국회로 진입하려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평은 하루 전인 17일 논평의 연장선에 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북한 255국이 간첩단 왕재산을 통해 진보통합지침을 내려보냈고, 심지어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의 보도를 근거로 경기동부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가 북한과 연계되어 남한의 국회에 침투하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같은 색깔론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간첩단 왕재산에 연루된 인물의 면면을 보면 한국 정치권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사람들이고, 특히 이들이 경기동부를 비롯한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연루됐다는 흔적은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당권파에서 이를 역이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구 당권파가 혁신비대위의 사퇴요구를 묵살하면서 보수우파의 색깔론을 역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비합리적이거나 근거없는 색깔론으로 경기동부 등의 당권파를 공격할 경우 이들이 오히려 피해자로 둔갑해 사퇴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사태는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선거관리가 부실하거나 일부 부정이 있었기 때문에 대표성을 부여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당 차원에서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지 이념을 심판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역설적이지만 새누리당이 색깔론을 근거로 공격하면 공격할수록 당권파는 사퇴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획득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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