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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史 100년 미국을 가다)③최고의 교육 수단은 '게임'
기능성 게임 뿐 아니라 상업용 게임도 수업 활용
가상 현실 등 차세대 게임 교육 프로그램 개발 중
2012-04-04 15:47:44 2012-04-04 18:44:27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최근 게임의 교육적 효과에 주목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미시건 대학에서는 퍼즐 장르의 비디오 게임이 어린이들의 추상적 추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로체스터 대학의 실험에서 게임 이용자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문제 해결 속도와 정확성, 다중 작업 능력이 더 좋았다.
 
심지어 제임스 폴 지 미국 위스컨신 대학 교육학 교수는 게임을 '가장 효과적인 교육 수단'이라고 발표했다.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은 집중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게임이 최고의 미래 교육 수단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 정부·기업 협력 기능성 게임 활성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비자 카드와 손잡고 ‘파이낸셜 풋볼(Financial Football)’이라는 기능성 게임을 개발했다.
 
이 게임에서는 미식 축구 경기를 하는 도중 경제에 대한 문제가 나온다.
 
어려운 문제를 맞출수록 게임이 유리하게 진행된다.
 
‘파이낸셜 풋볼’은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아이들이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재로 추천을 받았다.
 
이밖에도 미국에서는 많은 기능성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이티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알리기 위한 ‘아이티:생명의 해변’, 시민 의식을 길러주는 ‘iCivics’ 등 주제도 다양하다.
 
기능성 게임들은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주고 있다.
 
댄 휴잇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 부회장은 “암의 진행과 치료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암 치료에 대한 기능성 게임 ‘리미션’을 이용하게 했다”며 “게임을 하고 난 아이들은 암 치료를 더 쉽게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적 게임도 수업 적극 도입
 
기능성 게임만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인디애나 오크힐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데이비드 맥디비트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게임 ‘세계 대전2(World War2)’를 수업시간에 이용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게임을 하면서 전략을 짜고 그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데이비드는 “학생들은 만약 독일에 대해 주변 국가들이 더 공격적인 전략을 취했다면 2차 대전이 더 일찍 끝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며 “학생들은 책을 통해서도 2차 대전을 배울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통해 배운 것만큼 오래 기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임도 미국에서는 학교 수업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전미교육자협회(NEA)는 학생들에게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 목록을 만들어 배포했다.
 
목록 안에는 ‘문명’, ‘심시티’ 등 상업용 게임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미래 교육, 게임이 중심될 것"
 
제프리 테크먼 듀크대학 교수는 사람들이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연구하고, "기능성 게임과 가상 환경은 미래의 교육"이라고 결론지었다.
 
미래 교육에서 게임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학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뉴욕 콜롬비아 대학 교육 대학원은 2004년부터 게임 리서치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곳에서는 게임의 효과를 연구하고 게임 시스템을 도입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개발 중인 프로그램 중에는 가상 교육 시스템도 포함된다.
 
게임 리서치 연구소에는 ‘Xbox360’, ‘플레이스테이션3’ 등 비디오 게임기부터 PC까지 다양한 기기가 마련돼 있다.
 
연구원과 학생들은 실제 게임을 해보면서 이를 교육에 활용할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대학 등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연구소가 설립돼 운영 중이다.
 
◇보상 시스템에 대한 韓·美 상반된 시선
 
게임을 진행하고 아이템 등 보상을 얻는 것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기본 시스템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게임 보상 시스템을 ‘게임 중독’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과 여성가족부 등 정부기관, 학부모·교사 단체는 법적으로 게임 보상 시스템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학생들이 게임 보상 시스템에 익숙한 점을 교육과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뉴욕의 ‘퀘스트 투 런(Q2L)’ 학교에서는 실제 게임 시스템을 도입한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Q2L’은 디지털과 게임에 익숙한 학생들이 공부를 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제 방식은 다양하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고,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마치 게임처럼 과제를 주고 이를 풀어가도록 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면 보상이 주어지고 레벨이 오르며, 실패하더라도 아무런 제재가 없기 때문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Q2L'의 게임 보상 시스템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열린 뉴욕 수학 경시대회에서 ‘Q2L’ 출신 팀은 1등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Q2L은 시카고에도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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