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분쟁, 양측 화력 '제척기간'에 집중될 듯
맹희·숙희씨 '상속재산 침해' 언제 알았느냐가 핵심 쟁점
입력 : 2012-03-01 19:17:00 수정 : 2012-03-01 19:17:0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성家 상속 소송이 곧 본격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家 맏형 이맹희씨가 지난 12일 전자소송 통해 이건희 회장 등을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등 총 7138억여원을 청구한 데 이어 둘째 누나 이숙희씨 역시 지난 27일 전자소송으로 상속분 1981억여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들이 돌려달라고 주장한 재산은 아버지 故 이병철 회장이 사망 전 차명으로 남긴 주식으로, 맹희씨와 숙희씨는 차명주식을 합의 없이 이 회장이 혼자 독차지 했다며 상속분에 따른 주식인도를 청구했다. 두 사건은 모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25년 전 상속 개시
 
故 이 회장은 1987년 11월19일 타계했다. 약 25년 전에 이미 상속이 개시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뒤늦게 상속회복에 나선 맹희씨와 숙희씨가 주장하는 법적 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맹희씨와 숙희씨는 아버지가 차명주식을 남긴 사실을 몰랐고, 더욱이 차명주식을 이 회장이 협의 없이 단독 명의로 변경한 사실도 최근에야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맹희씨는 이 회장측이 보냈다는 '차명재산에 대한 공동상속인들의 존부'라는 법률의견서를 제시하면서 이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의견서에 따르면, 故 이 회장은 생전 삼성생명 및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가 사망 후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가 각자의 명의로 변경한 상태다.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침해당했음을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하는 것으로 제척기간을 정하고 있다. 
 
맹희씨가 제출한 소장을 통해 나타난 이 회장의 주장도 제척기간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 전면적인 소송이 시작되면 제척기간에 양측 변호인단의 화력이 집중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 "제척기간 지났다"
 
맹희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속분할에 대해서는 합의가 있었고, 삼성생명의 차명주식에 대해 선대회장(故 이병철 회장)의 작고 이후부터 독자적으로 점유·관리해 오면서 배당금을 수령했으므로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10년이 지났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가 2008년 4월1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에 관해 언급했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그 때 상속권의 침해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하므로 제척기간 3년이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상속권의 침해는 다른 공동상속인의 법정상속분을 침해해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특검의 발표가 있었던 2008년 4월17일을 침해사실을 안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차명주식의 존재가 밝혀진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차명주식이 상속재산으로 자신의 상속분이 침해되었음을 안날을 제척기간 3년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보는 법률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반면 차명주식이 있었음은 보도 등을 통해 공지된 사실이고 가족에 대한 소송 문제였기 때문에 맹희씨나 숙희씨도 차명주식의 존재를 아는 동시에 자신의 상속분이 침해됐음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이맹희, 이숙희씨 "2011년 6월 차명재산 인지"
 
맹희씨와 숙희씨는 지난해 6월 이 회장측이 자신들에게 보낸 '차명재산에 대한 공동상속인들의 존부'라는 법률의견서를 받은 이후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맹희씨와 숙희씨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측은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집중 공격할 것이고, 이 회장측은 이에 대한 치열한 방어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에 대한 법리공방도 예상되고 있다. 일단 차명주식의 명의 변경시기가 다르면 그때 마다 침해행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상속전문 변호사들의 우세한 해석이다. 
 
1994년 968만7600주였던 삼성생명의 차명주식은, 1998년 12월3일 이 회장이 차명주주들로부터 주당 9000원에 299만5200주를 인수해 명의를 변경했고, 같은 날 344만7600주 역시 1주당 9000원에 매입하는 형식으로 삼성에버랜드 명의로 변경됐다. 최근인 2008년 12월31일에는 나머지 324만4800주가 명의신탁 해지로 차명주주들로부터 이 회장 명의로 변경됐다. 
 
◇2008년 12월 명의 변경 차명주식 제척기간 남아
 
상속전문 변호사들의 해석대로라면, 1998년 12월3일 명의가 변경된 차명주식에 대한 권리는 10년의 제척기간이 지나 소멸됐지만 2008년 12월31일 명의 변경 된 차명주식에 대한 부분은 제척기간이 남아 상속권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측은 "선대회장(故 이병철 회장)의 작고 이후부터 독자적으로 점유·관리해 오면서 배당금을 수령했으므로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10년이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법리 공방도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맹희씨가 청구한 금액이 7138억원인데 비해 숙희씨가 청구한 금액은 1981억여원으로, 세 배나 차이가 나는 점도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서는 故 이 회장이 사망한 시점이 1987년으로 상속에서 호주상속인을 우대해 주던, 1990년 개정 이전의 예전 민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는 게 상속 전문변호사들의 설명이다. 당시 맹희씨 상속분은 27분의 1, 출가한 숙희씨의 상속분은 27분의 1이었다.
 
◇이 회장측 '합의'에 대한 증거 제출해야
 
또 이 회장이 법률의견서에서 주장대로 상속분할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이를 뒷받침할 협의 또는 포기각서 등 적어도 문건 수준의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소송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이르지만, 이 증거의 유무 또한 소송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재판의 진행은 어떻게 될까. 두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2부에 배당 된 상태로 재판부의 재량이지만 원고들의 청구취지나 소송물, 피고 등이 동일해 소송경제나 효율적인 재판진행 측면에서 병합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남은 형제자매들의 줄소송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형제는 3남 5녀였으나 차남 이창희 전 새한그룹회장이 1991년 7월 사망해 현재는 2남 5녀이다. 나머지 형제자매들은 현재 맹희씨와 숙희씨에 대한 판결 결과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지를 결정하기로 하고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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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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