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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특집)“중국에선 철저한 ‘현지화’가 승부수”
지분참여율 제한 등 엄격한 금융 규제 따라
직원?인력?시스템?영업 현지화 강력 추진
2012-02-24 12:49:30 2012-02-24 19:12:53
[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중국은 정부의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만이 시장 확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수장들의 일성이다.
 
중국 정부가 은행을 비롯한 외국 금융기관들의 지분참여율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서는 직원은 물론 인력?시스템?영업의 ‘현지화’만이 가장 경쟁력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2006년 외국 금융기관에 인민폐 업무를 전명 개방하긴 했지만, 외국 금융기관의 총지분비율은 25%, 단일 외국 금융기관의 지분 참여율은 20%를 넘지 못하도록 금융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중국이 외자은행을 일종의 규제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국내 은행들도 점포를 늘리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이 더 좋은 방법임을 알면서도, 중국 정부의 지분 참여율 규제 등으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중국내 14개 지점, 45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 2008년 5월 법인 전환한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최근 현지인을 지행장으로 임명하는 등 현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규열 신한은행 중국법인 부행장은 “고객 현지화를 위해 직원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1월 인사에서는 입행한 지 15년 된 현지직원 1명을 지행장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베이징지점은 중국 현지 기업 발굴과, 신속한 금융지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동묵 산업은행 베이징지점 부지점장은 “자금조달 총액 한도 규제 등 금융규제가 많은 편이지만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우량한 중국계 기업도 발굴해 다양한 고객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신거래처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으로 금융지원을 신속하게 하고 있어 거래처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인력, 시스템, 영업 등 ‘3대 현지화 목표’를 세웠다.
 
최만규 우리은행 중국법인 행장은 “중국이 규제가 있긴 하지만 분명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세계화를 뜻하는 Globalization과 현지화를 의미하는 Localization의 합성어)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력, 시스템, 영업의 현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내 네트워크 확충과 사전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성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직원?고객?운영의 현지화는 물론 동사장(지행장)을 중국내 저명한 금융인으로 임명하는 등 활발한 현지화 사업으로 고객 중 현지인 비중이 무려 70%에 달하고 있다.
 
유제봉 하나은행 중국법인 행장은 “2009년말 2억6370만위안이던 영업이익이 2011년 말에는 4억4270만위안으로 늘었다”며 “2010년부터는 중국 고객 비율이 6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가 시티그룹의 신용카드 발급을 승인하면서 중국 정부의 은행업 개방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점포망 확충을 통한 현지화 기반 조성과 기업업무를 매개로 개인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출신상품을 개발해 시장점유율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드업무 취급으로 취약한 점포망 보완해야 한다”면서 “PB(Private Banking)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은행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들은 지난해 1조412억위안(약 186조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0년 대비 36.3% 늘어난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은행들의 지난해 순 이자 수입은 순익의 두 배 수준인 2조1500억위안으로 전년보다 29.3% 늘었고, 비 이자 수입은 46.3% 늘어난 5149억위안이었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의 총 자산 규모는 19.2% 늘어난 88조40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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