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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對 친박계’ 생존 앞에 균열
2012-02-07 14:18:28 2012-02-07 14:38:5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생존’이란 이해는 이미 계파를 넘어섰다. 줄다리기 같던 팽팽한 기싸움은 일촉즉발의 냉기류를 형성했다. 자칫 사생결단마저 낳을 수 있는 극단적 분위기다. 
  
미래권력(박근혜)을 정점으로 단단한 결속력을 보였던 친박계가 방패를 꺼내들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칼날을 막아섰다. 이유는 단연 4.11총선 공천이다.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는 영남권 고령·중진 의원들이 반발의 중심에 섰다. 기자가 6·7일 양일간 접촉한 이들 대다수는 용퇴론을 일축하며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지역민의 뜻에 따라 모든 걸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고, 친박계 중진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의원은 “연륜과 경험이 당의 조화와 깊이를 더한다”고 반론했다.
  
한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지금에 와서 내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고, 한때 측근으로 분류됐던 의원조차 “박 위원장의 불출마와 엮어선 안 된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부산·경남의 한 의원은 “박 위원장이 비례조차 신청하지 않는 용단을 내릴 경우 (내 출마와 관련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상황론을 전개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던 공언과 기류를 180도 달리 한다.
  
박 위원장으로서도 고심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이 평소 “의리”를 무엇보다 중요시한 만큼 이들을 베어낼 칼을 선뜻 사용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렇다고 텃밭 영남권에 포진한 친박계를 전면 쇄신하지 않은 채 친이계로 칼날을 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 측 한 인사는 “이해봉 의원의 불출마가 도화선이 되지 못했다”며 “어떻게든 자진용퇴를 이끌어내는 게 당이나 서로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서로가 서로를 죽여야 사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극단적 표현을 썼다. 
  
한편 박 위원장은 6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은 자리에서 자신의 총선 거취 관련해 “이번주 내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박 위원장이 사실상 지역구 불출마를 결정한 가운데 쇄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례대표 출마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의 칼과 방패가 부딪힐 격전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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