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성공신화 인물 중 한 사람인
비트컴퓨터(032850) 조현정 회장은 1983년도 대학생의 신분으로 S/W벤처를 창업했다. 당시는 S/W업종이 생소해 업종분류가 되지 않아 사업자등록도 S/W업종으로 받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S/W산업은 급성장하여 전세계 전산업을 통틀어 최대규모이며, 반도체의 3.3배, 휴대폰의 5.6배에 달할 만큼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도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대중소 S/W기업간의 공생발전을 통한 S/W생태계 발전에 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S/W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각계 공감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현장의 기업인들이 바라보는 입장은 사뭇 다르다. 특히, 인력부족이나 국산S/W 사용, 대중소기업간의 불공정관행 등은 10여년 이상 해결되지 않는 해묵은 과제로 남아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S/W분야의 문제점과 이를 개선하고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공부문의 S/W중소기업 지원제도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 공공조달의 취지는 중소기업 제품구매를 권장하고 이를 통해 기업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함이다. 대표적인 제도가 공공부문에서 정보시스템 발주시 대기업 참여하한제와 분리발주 제도다. 대기업 참여하한제는 일정매출 이상의 대기업은 발주금액별 공공부문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고, 분리발주는 10억원 이상 규모사업의 5천만원 이상 S/W제품은 분리발주토록 한 제도다.
하지만 대기업참여하한제의 경우 각종 예외조항과 SI의 내부거래 등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며, 분리발주제도도 제대로 된 분리발주는 전체물량의 33%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양 제도상의 예외조항을 대폭 축소하고, 공공기관의 제도준수율을 점검하여 단호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산S/W의 사용도 구매담당의 면책조항을 명문화하고 구매우수 기관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중소벤처 S/W기업의 개발인력 수급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대학의 컴퓨터 관련학과 졸업생들은 연간 3만명씩 배출되고 있으나 졸업후 S/W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30% 안밖이다. 국내 S/W기업들의 인력수요가 30만명인데 반해 공급은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로인해 중소 S/W기업은 능력있는 개발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또한 근로조건이 열악하여 고용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것이 기업간의 S/W인력에 대한 비도덕적 스카우트이다. 겉보기에는 합법적인 전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개발팀의 키맨이 빠져나가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개발팀 전체가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력의 이동이 핵심기술의 유출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이 문제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맞물려 좀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니 만큼 기업간의 페어플레이 정신과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으로 기술인력 조달의 문화를 바꾸어야 하겠다.
셋째, SI대기업과 협력기업간의 공정한 협력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하도급 과정에서 협력업체는 원도급시의 임금단가 기준 60% 수준에서 동급기술자를 투입하여야 하고, 기업을 유지하고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이를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발표하는 S/W기술자 노임단가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계약관행은 나라전체의 S/W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또 S/W 표준계약서도 관련법에 의해 권장되고 있으나 권장사항인 관계로 준수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경쟁의 문제는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기업간의 불건전거래에 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하고 위반업체는 과징금 차원이 아니라 공공사업 참여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S/W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력문제 해소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S/W업종은 특성상 사람이 자본이다.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를 대학교육의 탓으로 돌릴 순 없다. 대학은 종합교육기관으로 전인교육을 하는 곳이지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대학의 S/W 관련학과 졸업자 또는 S/W업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민관공동 S/W교육센터를 설립하여 우수한 전문인력을 적기에 지속적으로 제공하여야 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대기업들이 자체 S/W양성기관을 줄여나가고 필요인력은 중소기업에서 조달하고 있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여기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박창교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