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한 번 잃은 '우정' 다시 얻기 힘들다
입력 : 2012-01-20 12:42:36 수정 : 2012-01-20 12:42:3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그 동안 서민을 위한 서비스를 지향해 오던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는 적자에 시달리면서 성과를 뻥튀기해 직원들이 성과금을 타가는가하면,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사망자 명의까지 도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우편과 우체국예금·우체국보험 등 우체국 서비스를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소속 기관인 우정사업본부의 2012년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올해의 키워드 역시 '친서민'이다.
 
지식경제부의 국별 업무보고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서민생활 밀착형 지원 확대 ▲친서민 금융서비스 확대 ▲사회적 공익역할 강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창고 유휴 공간을 중·소상인의 물류 공간으로 임대할 예정이다. 우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물류 창고 임대를 기존 247개에서 27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래시장과 골목슈퍼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18일 우체국 체크카드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이용액의 10%를, 골목슈퍼에서 구매한 경우 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또 오는 10월에는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수수료를 면제하고 1년 만기였던 '만원의 행복보험'의 만기를 3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의 이 같은 친서민 지원책에 대해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수익성이 향상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1860억원을 분식 회계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감사원은 지난해 4월부터 두 달여간 우정사업본부를 감사한 결과, 2007년 예금사업에서만 11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정사업본부는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을 팔아 총 1077억원의 흑자가 발생한 것처럼 회계를 조작했다.
 
또 민간 택배회사가 수주한 물량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떠맡아 우체국 택배 매출을 늘리다가 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성과급이 영업 이익이나 순익이 아니라 매출액 기준으로 책정되는 제도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신규 예금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친지 명의의 차명 계좌를 만들고, 사망자 명의로 통장까지 개설하기도 했다. 
 
이에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회계 처리를 고의적으로 왜곡한 것은 아니다"라며 "규정이 바뀌면서 실무자들이 잘 몰라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3년간 1860억원의 분식회계를 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
 
우정사업본부는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으로 정부기관이나 다름 없다. 그 동안 우정사업본부가 서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해왔던 만큼 이번 분식회계로 인해 국민들의 실망감도 클 것이다. 
 
규정이 바뀌었으면 이에 대한 내용 숙지를 한 후 실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는 것을 물론이고 우정사업본부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처단도 내려야한다.
  
김명룡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의 '건전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우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복리 증진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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