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박재완 "고용창출 7년만에 최대".."구직자 약 올리나?"
저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36시간 미만 취업자 대폭 증가
2012-01-11 14:21:52 2012-01-11 14:22:25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지난 한해동안 일자리가 총 41만5000개 증가했다. 연간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연간 고용률은 59.1%로 전년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11일 통계청은 작년 한해 취업자수가 2424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41만5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7만2000명 감소한 이후 2010년(32.3만명)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실업률도 3.4%로 전년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여건과는 거리가 먼 수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30대 취업자는 줄고 50대 취업자는 늘고 있으나 20~30대 인구가 줄고, 50대 인구가 증가하는 인구구조 변화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정부 설명에 국민들이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다.
 
고용의 질에 있어서도 지난 한 해 저부가가치 자영업과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늘어, 일자리 양은 늘었지만 질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이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 대책회의에서 "고용창출력을 보여주는 고용탄력성, 경제성장률 대비 취업자 증가율은 최근 0.2 수준에서 0.46으로 두 배 이상 크게 뛰었다"며 "이는 고용 없는 성장의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희망의 불씨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장관은 "1년 통계를 살펴보면 고용의 대부분이 20대를 비롯한 청년층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며 "25~29세 고용률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20대와 30대 취업자는 인구감소(20대 -12만8000명, 30대 -8만4000명)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각각 5만8000명, 4만7000명이 감소했지만 한살 더 먹으면서 연령대가 달라지는 인구증감효과를 감안할 경우 20대 취업자는 1만7000명, 30대 취업자는 1만4000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 30대 고용률은 전년대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상승했고, 50대, 60세이상 고용률은 전년대비 0.7%포인트, 0.5%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식발표한 취업자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20대의 경우 지난해 8월(0.5%), 10월(0.0%)를 제외하고 매월 감소했다. 30대의 경우는 지난해 매월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20, 30대와 반대로 50, 60대는 매월 대부분 5.0%이상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고용률 역시 50대는 2010년보다 0.7%포인트 높아졌지만 20대와 30대는 0.2~0.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25~29세 고용률은 69.7%로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40~50대 고용률이 70%를 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에 인구증감 효과를 반영해 20대 취업자는 8000명 늘고 30대는 1만4000명 늘었는데, 지난 12월 취업자가 44만1000명이었다"며 "정부 입장처럼 따진다고 해도 여전히 중고령층에서 대부분의 일자리에서 늘어난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인구구조를 감안해 청년층의 취업자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대중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구구조 뿐만 아니라 청년층 취업의 신규진입이 어렵고, 중고령층의 퇴직자들이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도 아울러 살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자리가 없어.."음식점·여관 열었는데"
 
중고령층의 퇴직자들은 재취업과 함께 음식점과 숙박업을 개업하는 경우도 많았다.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자영업자가 지난해 8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즉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후 음식·숙박업 등을 개업하면서 자영업자가 5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가 없으니 자영업자로 빠지거나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늘어난 일자리 마저도 저부가가치형 서비스업이 집중적으로 늘어났다"며 "통계청이 발표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문의 취업 증가는 '간병인' 등 직군이 늘어난 것으로 열악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상용직과 임금근로자의 비중이 2000년 47.9%에서 2010년 59.4%, 지난해 61.3%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용직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고, 임시 일용직은 감소해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업시간대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지난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453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91만7000명(25.4%)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29만명으로 54만9000(-2.8%)감소해 1998년(-165만명)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명절 기간이 고용조사기간과 겹치면서 근로시간이 줄어든 원인도 있지만 단기근로가 늘어나 고용의 질이 나빠졌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젊은 층이 눈높이가 높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재취업, 3D업종에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다양한 층위에서 고용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 자리에서 "정부는 더욱 청년층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정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올해 일자리 예산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취약계층의 고용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