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물가상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정부의 예상은 빗나가고 고물가는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집값과 전셋값 불안에다 물가상승세가 계속되자 국민들의 일상생활 양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주부들의 장바구니 구매패턴부터 직장인들의 소비, 부모들의 교육비 지출은 물론, 젊은이들의 결혼, 내집장만 등의 패턴도 예전과 달라지는 양상이다. 고물가 시대에 달라지는 국민들의 라이프패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1997년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300만명의 '워킹푸어'(직업을 갖고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를 양산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들은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임금을 삭감하고 비정규직을 늘리기 때문에, 월급쟁이 직장인들은 최초이자 최대의 희생자가 된다.
올들어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월급은 그대로다. '남편 월급과 아이 성적 빼고 다 오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얇아진 지갑과 높아진 물가를 체험하는 직장인들은 서둘러 생존법을 찾아나설 수 밖에 없다.
◇ 남성들..할인·포인트 카드 세계에 문을 열다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신용카드 포인트 결제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과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직장인들이 '알뜰 지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1~9월까지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실적이 전년동기대비 51.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도 지난 1~9월까지 롯데포인트 결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남성고객의 포인트 결제매출이 57.4%, 여성고객은 3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할인카드나 포인트 적립에 무관심했던 남성들도 이와같은 알뜰 지출 대열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롯데포인트 결제사용 남녀 비중은 남자가 41.5%, 여자가 58.5%였는데, 올해는 남자가 52.7% 여자가 47.3%를 차지해 올해 남성고객의 포인트 결제비중이 여성보다 높아졌다.
최민호 세븐일레븐 과장은 "올해 들어 물가가 지속적으로 4%대를 상회하고 유가도 오름세를 멈추지 않자 남자들도 깐깐한 소비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인트 적립카드를 챙기는 것 외에도 기본 3~4장의 신용카드를 돌아가며 사용하는 것도 일이다. 카드사 별로 나오는 생활비 특화 카드의 할인 혜택을 적재적소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 점심시간 더 이상 직장생활 활력소 못돼..구내식당ㆍ편의점 컵라면↑
직장인들에게는 매일 먹는 음식점 밥값 상승이 가장 두렵다. 한끼 5000원 하는 밥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가장 흔히 찾는 설렁탕, 짜장면, 김치찌개도 6000~8000원으로 인상됐다. 정부가 '전국 김치찌개 값을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요즘은 값이 싼 근처 구내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구내식당도 마찬가지다. 국회 구내식당은 들어갈 때 신분확인을 거치는 등 절차가 번거롭고 발품도 팔아야 하지만 이용자수가 부쩍 늘었다.
국회 구내 식당 중 도서관 식당의 이용자수는 1~9월까지 하루 평균 1417명이다. 지난해 내내 이용자수가 하루 평균 1367명이었던과 비교하면, 이용자가 많이 증가했다.
본관식당은 지난해 1580명, 올해는 1월~9월까지 하루평균 1555명이다. 일반 직원식당의 경우, 지난해 1293명, 올해는 1월~9월까지 1280명이다.
올해가 아직 3개월 정도 남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이용자가 작년 이용자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앞으로 보다 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구내식당 관리자는 "국회 직원과 의원 사무실 예약이 늘었고, 외부인 예약도 올해 많이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김밥, 도시락 등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보광 훼미리마트의 2011년 1월~9월 컵라면과 김밥,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28%, 3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각각 42%, 53%, 145% 증가했다.
◇ 이 기회에 알뜰한 습관 기르기
주유소 휘발유값이 사상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도 늘었다.
지하철 1~4호선 수송인원은 올해 1월~8월까지 409만514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수송인원은 401만9532명으로 지하철 이용객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고물가로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기면 스트레스는 받을 수 있다"면서도 "오르는 물가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도시락이나 할인혜택 등을 챙기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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