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년만에 금 대량 매입..'뒷북투자' 논란

2011-08-02 08:02:24 ㅣ 2011-08-02 10:23:2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한국은행이 13년만에 금 25톤을 대량매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국내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금 보유 여건이 개선됐고 매입여력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금 가격은 이미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어서 뒷북 투자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 한은, 13년만에 금 25톤 매입

한국은행은 2일 지난 7월말 기준 금 보유량이 39.4톤으로 전월 14.4톤에서 25톤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3%에서 0.4%로 급등했고 싯가 기준으로는 0.2%에서 0.7%로 늘어났다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수출한 뒤 남은 금을 사들인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 대량 매입에 대해 한은은 금 보유량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됐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까지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100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고 2005년부터 2007년에는 한은이 적자가 발생해 금을 매입할 여력이나 여건이 안됐다. 또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금융위기로 외환보유액 유동성 확보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었고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 금을 매입할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 금값 최고치 경신..'뒷북투자' 논란

하지만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점에 대한 부담이 있기때문에 한은이 뒤늦게 금 매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은이 금을 매입한 방향성은 맞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은이 보다 빨리 금을 사들였다면 지금보다 비용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에 서봉국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장은 "금은 원칙적으로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변동 보다는 매입 필요성이나 매입여력이 더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