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떠나는 윤증현..물가·가계부채·재정악화를 어쩔꼬?
2011-05-11 15:58:05 2011-05-11 18:20:45
[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퇴임을 앞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사실상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인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물가불안 등 미결과제를 남기고 떠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우리 경제가 기로에 서있는 만큼 계속 노력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지난 2009년 2월 취임한 윤 장관은 2년3개월이라는 긴 기간동안 경제 사령탑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각종 현안에 비교적 잘 대처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취임 당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던 한국경제를 과감하고 발빠른 대처로 플러스 성장률로 돌려놓고 지난해에는 6%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끌었다.
 
G20 정상회의에서도 국제적인 감각을 십분 발휘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등 '국격제고'에 성공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출구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에 집착하다 결국 물가폭등과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양산했다.
 
윤 장관은 올해 초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잠재적 폭탄"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임기 중 급격히 불어난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부동산·건설시장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시한폭탄으로 불거진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또 스스로 물가불안에 대해 미안함과 아쉬움을 토로할 만큼 물가 문제는 앞으로도 차기 경제팀과 정부의 발목을 계속해서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 중심'의 MB노믹스 경제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다 보니 물가 역시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반대론'을 내세워 무상복지 등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가다.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예산투입 사업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임 강만수 장관이 강하게 밀어붙였던 감세정책을 이어받음으로서 재정 악화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감세정책은 최근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등 자신이 앞장서 추진하겠다던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분없는 경제수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금융위기 이후의 한국 경제가 외형적 회복과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했지만, 물가급등, 가계부채 증가, 재정악화 등으로 경제체질을 더욱 약하게 만들어 놓은 셈이다.
 
또 양극화 완화 또는 해소에 기여한 정책은 거의 전무했으며 오히려 서민경제의 골을 더 깊게 파놓았다는 비판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같은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의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윤 장관이 남긴 이와 같은 어려운 숙제는 이제 차기 박재완 경제팀이 고스란히 떠맡게 됐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