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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과 못받아 들인다"..지역 반발 여전
갈팡질팡 한나라당 "호평"..야당은 "시간낭비"
지역주민 상경 투쟁 예고 등 향후 정국 혼란 불가피
2011-04-01 15:11:2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권신공항 백지화와 관련,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세종시 건설 수정에 이어 공약사업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두 번째 대국민 사과다.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영남주민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균형발전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남권신공항에 대한 후속책이나 향후 사업재개 등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되지 않아 지역 민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남권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 탈당, 장관과 청와대의 문책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으로 무마하면서 여권 내부에서의 불협화음은 물론 야권과의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시간낭비' vs. '진정성 담은 기자회견'
 
야권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맹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신공항 백지화 타당성 이어 백지화 혼란에 따른 청와대인사 책임론이 거론되는 등 갈팡질팡 했던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호평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오늘 기자회견은 시간낭비였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이유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의 선거에 한 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또 한 번 활용한 후 내던져버렸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이해만을 강요하는 불통정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질타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 역시 "경제적 타당성과 미래세대의 부담만 놓고 보자면 4대강 사업부터 백지화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익차원에서 대승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대통령의 고뇌와 진정성을 담은 기자회견 이었다"고 호평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공약 이행과 전체적인 국익사이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만했던 고뇌를 피력하며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 지역 반발 여전 "정부의 사기극"
 
이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들끓는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자치단체장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면서 민자유치 추진을 거론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상경투쟁과 촛불집회를 예고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국가백년대계 사업을 한낱 휴지조각 버리듯 백지화한 것은 동남권 주민들의 염원을 짓밟은 폭거"라며 "대선과 연계해 규탄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부 단체는 단식투쟁과 궐기대회를 통한 낙선운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대구시의회,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도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 시민단체는 물론 호남지역과도 연대해 수도권 상경 투쟁과 촛불집회를 통한 투쟁을 벌여 나가기로해 향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산시의회외 역시 동남권신공항 무산을 규탄하고 가덕도 신공항 지속 추진 관련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며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정부 반발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표는 31일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에서 "앞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며 "동남권신공항은 계속 추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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