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시가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사업을 다시 추진합니다. 이전 대상지는 2021년 6월부터 정해 놨던 남동산단 외곽의 월례근린공원입니다.
인천시 닥터헬기 모습. (사진=인천시)
다만 이 사업은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7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논의를 보류시킨 건 언제나 정치권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이전 논의가 본격화할 무렵이면 23대 총선이 가시화될 시점입니다. 정치권 입김이 작용해 이전 논의가 다시 표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시가 최근 남동구 고잔동 월례근린공원에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사업을 재개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현재 준비 단계에 있고, 오는 12월 지역 주민들과 만나 멈췄던 논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시는 2011년 전국 최초로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를 도입했습니다. 당시에도 전용 계류장이 없어 부평구 일신동·부개동 일대 육군 제17사단 내 505항공대대 계류장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1월 '군부대 집적화 사업'을 통해 예비군 훈련장을 비롯해 다른 군부대까지 17사단으로의 이전이 결정됐습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반발이 터져나왔고, 당시 국방부와 시가 주민들에게 반대급부로 제시한 게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이었습니다.
이후 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남동산단 외곽에 위치한 월례근린공원을 최적지로 낙점했습니다. 기존 헬기장 터가 남아 있고, 닥터헬기 지정병원인 길병원과도 멀지 않은 5.2㎞ 거리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맞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전 예정지 반경 500m 거리에 연수구 아파트 단지가, 2㎞ 거리에는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 단지가 있어 주민 반발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연수갑 국회의원이었던 박찬대 인천시장도 주민들과 함께 용역 결과를 지적하며 이전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결국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개입으로 사업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과 2026년 두 차례 중단됐습니다.
박남춘 시장 시절인 2022년엔 이전 대상지를 정해놓고도 이를 따져보겠다며 연구용역을 또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이번 제10회 지방선거 직전에는 남동구의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월례근린공원 토지 매각 논의를 중단시켰습니다.
올해 선거가 끝나자 시는 오는 12월 초 연수구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와 회의를 열고 입지 적정성과 소음 대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공원 부지 확보를 위해 지난 3월 토지 매각 안건을 보류했던 남동구의회를 상대로도 설득에 나설 계획입니다. 월례근린공원은 남동구 소유여서 계류장과 격납고를 설치하려면 구의회의 공유재산 매각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시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인천시장까지 지낸 6선의 송영길(민주·연수갑),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출신 3선의 맹성규(민주·남동갑)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번 이전 시도 역시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인천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 총선 분위기가 민주당에게 좋지 않다. 작은 위험 요소라도 제거하려 할 것"이라며 "중진 의원들이 시에 압력을 넣는다면 박찬대 시장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종료 시점을 설정하지 않고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과거엔 정치적 논리가 작용했을 수 있지만 이번엔 그런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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