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8일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세부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남은 기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양국이 전작권 전환 의지를 재확인하고 적기 환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이어질 정상 및 국방 장관 차원의 협의가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인 이른바 'X연도'를 결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날(28일) 있었던 양국 장관이 12월 국방장관회담과 내년 초 SCM 개최 결정에 대해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올해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전환 시기 결정 등 한·미 동맹 핵심 현안을 진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를 위해 군사당국의 평가를 토대로, 국방 장관 차원에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주요 쟁점을 조율하는 하향식 접근(Top-down approach)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12월 한·미 국방 장관 간 협의를 통해 주요 사안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 SCM에서 최종 결정하는 '2단계 접근(Two-step approach)'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는 단계별 협의를 긴밀히 연계해 합의의 완성도와 실행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 대변인은 "전작권 전환의 '적기'란 전환에 필요한 조건과 한미의 준비태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공적인 전환이 가능한 가장 적절한 시점을 의미하는 것이지 전환을 늦추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한·미는 군사당국의 평가와 정책적 협의를 긴밀히 연계해 전환 시기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어제 국방부가 제공한 보도자료는 이런 협의 방향과 추진 의지에 대해 한·미가 문안과 발표 내용에 합의한 결과물"이라며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을 포함한 것도 성공적인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 측의 의지를 명확히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전작권 전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두 장관은 미국의 전작권 전환 의지를 재확인하고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는 12월 워싱턴에서 별도 장관회담을 개최하고, 내년 초 제58차 SCM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내년 초 SCM까지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군사적·정책적 쟁점을 조율할 시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SCM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은 내년 초 SCM을 '최종적이고 결정적인(definitive and decisive)' 회의로 만들어야 한다는 표현을 두 차례 사용했다"며 "보도자료에 언급된 역사적인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부분은 미국 측에서 쓴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측이 내년 초 SCM에서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당초 정부는 올해 SCM을 계기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X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전환 조건 충족 여부와 목표연도 설정 등을 놓고 양국 군사당국 간 시각차가 남아 있어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장관의 이번 회담에서 하향식 접근을 통해 내년 초 SCM에서의 최종적인 결론을 내기로 한 만큼 조만간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실무·군사적 이견을 조율하고 이를 정책적 결정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의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진영승 합참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협의체인 한·미 상설군사위원회(PMC) 차원에서 이번 회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FOC 검증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를 조율하는 작업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평가와 미 측이 요구하는 보완 사항,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어 오는 12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양국 국방 장관은 그동안 진행된 협의 결과와 양측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남아 있는 쟁점에 대한 조율을 거쳐 군사당국에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국방 장관 차원에서 FOC 검증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향과 후속 절차에 대한 지침이 마련된다면 군사당국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상당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군사적 검증 자체를 정치적 판단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검증 기준과 보완 방안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 합참의장이 참여하는 한·미군사위원회(MCM)가 FOC 검증 문제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SCM에 보고하는 절차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SCM 직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MCM에서 양국 군사당국이 전작권 전환 논의의 핵심인 FOC 검증에 대한 공동의 판단을 도출하고 SCM에서는 MCM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FOC 검증 승인과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일정,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 설정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양국 국방 장관이 X연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양국 통수권자에게 건의한다면, 최종적으로 양국 정상의 결단을 통해 X연도를 확정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PMC의 실무 조율에서 출발해 국방 장관의 지침, MCM의 군사적 검증, SCM의 승인과 건의, 양국 통수권자의 X연도 확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시간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과정에서 한·미 정상 간 외교 일정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상 간 협의가 성사된다면 전작권 전환에 대한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양국 정상이 전작권 전환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시간표 마련에 뜻을 모은다면 국방 장관과 군사당국의 후속 협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초 SCM까지 남은 기간은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해소하고 구체적인 시간표를 마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전망입니다. 양국 정상의 정치적 공감대와 국방 장관의 정책적 지침을 바탕으로 군사당국이 FOC 검증에 대한 공동의 판단을 도출한다면, 내년 초 SCM에서 X연도를 건의하고 양국 통수권자의 최종 결단을 통해 이를 확정하는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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