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20억원을 투입한 울산세계음식문화관(문화관)의 음식점들이 내년 3월 공식 운영 종료를 앞두고 모두 조기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이미 영업을 중단한 업소에 이어 나머지도 11월 말까지 빠질 예정입니다. 유일하게 남는 해울이카페마저 이전 지원을 요청하면서, 사업 실패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 유휴시설의 슬럼화를 막을 후속 대책이 시급해졌습니다.
28일 울산시와 울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이탈리아·일본·베트남 음식점은 지난 9월30일 사용허가 취소를 신청해 11월30일 폐업할 예정입니다. 앞서 공단 직영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영업을 중단했고, 태국 업소는 9월30일 폐업했습니다. 멕시코 업소도 10월30일자로 철수합니다.
울산시는 내년 3월 계약 만료 후 갱신이나 신규 모집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음식점 6곳 모두 그에 앞서 사업을 접기로 한 겁니다. 이탈리아·일본·베트남 음식점은 선납 사용료 정산을 위한 두 달의 사전 통보기간 동안 적자를 감수하며 저녁과 주말에 제한적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28일 찾은 세계음식문화관에서 유일하게 영업하고 있는 해울이카페에 들러 영업장 이전 지원을 요청하는 관계자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오전 김상욱 울산시장이 직접 찾은 문화관에서도 음식점들은 모두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손님을 맞는 곳은 중구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해울이카페뿐이었습니다. 운영진은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영업장 이전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문화관은 민선 8기 때인 올해 3월 세계 음식 체험을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며 울산교 위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수요 부족과 낮은 접근성, 기상변화에 취약한 구조, 식자재 반입 불편, 화장실·창고 등 기반시설 미비가 겹치면서 경영난이 이어졌습니다. 실제 시설공단직영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의 개관 후 7월까지 누적 매출은 855만6000원에 그쳤습니다.
입점 업소들의 조기 이탈로 시설 운영의 지속 가능성이 무너지면서 후속 용도 전환도 미루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영순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은 “청소 인건비와 관리비, 전기요금 등에 연간 약 3억7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시장은 “보수 비용까지 고려하면 연간 재정 부담이 5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렇다고 철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기존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한 채 철거비까지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탓입니다.
현장에 꾸려진 대책회의에서 김 시장은 “이도 저도 결정 안 하고 가면 문화관은 죽은 공간이 돼 버리리고 유지비 부담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슬럼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공연·전시와 벼룩시장, 생활문화동호회 연습 공간, 어린이·이동도서관 등의 대안이 제시됐지만 확정된 계획은 없습니다. 김 시장은 문화시설로 전환하더라도 이용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며 수요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과 울산시 관련부서 간부들이 28일 울산교 위 세계음식문화관 현장 한 식당에서 민간사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음식점 시설물 활용을 놓고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는 교량의 구조적 부담을 가중하는 시설 확충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울산교의 안전등급이 C등급인 만큼 추가 구조물 설치나 하중을 늘리는 방식은 배제하라는 취지입니다.
김 시장은 “시설공단을 중심으로 오는 12월 말까지 시민들의 활용 제안과 참여 신청을 받고, 문화관광체육국과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하면 철거를 포함해 전면 재검토하고, 내년 2월 말까지 최종 처리 방향을 결정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