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배분과 심사 투명성,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공자금 손실 위험, 국책은행의 장기채권 추심과 주택금융공사의 보증 사각지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 평가 대상인 13개 정책금융기관 중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캠코 등의 자금 운용·부실 관리 문제가 제기됐으며,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공정성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민성장펀드 자금 쏠림·예비심사 불투명성 논란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국민성장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정책금융이 쏠리고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위축될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모태펀드 선정 운용사 60곳 중 42곳이 최초 기한 내 펀드를 결성하지 못했고, 연장 후에도 23곳이 미결성 상태였지만 국민성장펀드 선정 운용사는 3일 만에 결성을 마쳤다는 것입니다. 박 의원은 금융당국의 우대 조치에 따른 자금 쏠림을 우려하며 중소·벤처기업 지원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민성장펀드의 예비심사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비심사 통과 후 탈락한 사례가 없고, 산은 관리 대상 268건 중 정식 신청서는 45건만 접수됐으며 지원 거절 122건 중 115건은 신청서조차 접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성장기업 발굴협의체 추천 기업은 신속하게 승인된 반면 일반 경로 사업 66건은 1년 가까이 검토 대기 중이라며 "어느 경로로 신청하든 납득할 수 있는 기준으로 심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산은의 생산적 금융 실적 산정 방식도 문제 삼았습니다. 산은이 생산적 금융 여신 잔액으로 제시한 277조6000억원이 전체 여신 잔액과 같다며 "모든 여신이 생산적 금융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는 기은은 전체 여신의 약 11%만 생산적 금융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야, 조각투자 인가 사업자 수 제한 근거 추궁
민병덕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문제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규제 샌드박스에서 4년간 사업을 운영한 루센트블록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하고,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실험은 청년이 하고 열매는 기득권이 가져간 꼴"이라며 인가 사업자를 최대 2곳으로 제한한 법적 근거와 심사 절차의 적정성을 추궁했습니다. 넥스트레이드 상근 경영진 7명 중 6명이 금융당국·거래소·코스콤 출신인 점과 루센트블록 사업자료가 경쟁 사업자 측에 제공된 경위도 따졌습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루센트블록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문서에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유통 플랫폼 서비스'가 명시돼 있다며 금융당국의 설명을 반박했습니다. 금융위가 사업자 수를 2곳으로 제한한 방침을 금융위원회 의결 사항에서 위원장의 최종 결정으로 정정한 경위를 따져 물으며 책임을 추궁했습니다.
캠코 PF펀드, 공공부문 손실 부담 확대 우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캠코 PF 정상화펀드가 선순위 채권을 인수한 15개 사업장 중 11곳에서 기존 채권자가 원금을 전액 회수한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PF 채권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인수할 경우 기존 채권자의 손실을 공공자금이 대신 부담할 수 있다며 인수가격의 적정성을 지적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각각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신규 PF 정상화펀드에서 정부 재정이 손실을 먼저 부담하는 후순위 투자 방식이 검토되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이 의원은 채권 인수 전 시장가격 검증과 기존 채권자·시행사의 손실 분담 기준, 사업장별 가치·예상 손실 평가를 요구했습니다.
김형연 의원은 회생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DIP금융(Debtor-In-Possession Financing)의 사후관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최근 5년간 지원기업 220곳 중 37곳이 재부실·재회생·파산 상태에 놓였고, 반복 지원 기업의 별도 심사 기준도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김 의원은 매출·영업이익 개선과 경영 정상화 여부를 성과지표로 삼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책은행 장기추심·정책금융 사후관리 문제 지적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2000년대 초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채권을 유동화회사 상록수가 20년 넘게 추심하는 동안 기업은행은 배당금 215억원, 산업은행은 운영 수수료 84억원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채권 양도 여부에 따른 채무조정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종합국감에서는 상록수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면서 20년간 묶여 있던 예금 330만원의 압류가 해제된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김 의원은 캠코가 관리하는 광복 이후 국가 귀속 일본인 소유 재산 약 1026필지의 관리 실태와 국회 제출 자료 오류, 현장조사 부족을 지적하며 국유재산 관리체계 개선도 요구했습니다.
조정훈 의원은 캠코가 인수한 과거 제3자 연대보증 채권의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하는 관행을 지적했습니다. 연대보증 제도 개선 이후에도 과거 채권의 추심 부담이 이어진다며 채무 현황과 시효 연장 중단 시 손실 추정액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신보의 기존 연대보증 문제에 대해서도 기업인의 재도전 지원을 위한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주금공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전세대출 보증 이용자로 제한돼 대출 없이 전세를 얻은 세입자는 가입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금공의 반환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입 대상 확대와 관련 법령 개정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K-정책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국감은 정책자금을 얼마나 공급하느냐보다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지원하고 성과와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정책금융기관은 공급 실적에 치중하기보다 중소·벤처기업과 혁신산업에 필요한 자금이 실제로 공급되도록 하고, 투자심사의 투명성과 공공자금의 위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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