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으면 환자 못 봐”…해외 병원들, 빅데이터 전쟁
(토마토건강)미국·홍콩·싱가포르 의료기관에 AI ‘이식’으로 보건 도전 극복 노력 눈길
2026-10-20 16:10:31 ㅣ 2026-10-20 16:19:37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 등 각국이 직면한 보건의료의 도전적 상황을 타개할 방법의 하나로 대두되는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저마다 속도는 다르지만, 경쟁적으로 의료에 AI를 ‘이식’하고 있었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강서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9차 세계병원대회에서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의료기관에 AI 도입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가브리엘 버니(Gabrielle Bunney)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급성 관상동맥질환을 응급의학과·심장내과·내과 의사뿐만 아니라 바이오 통계학자까지 포함된 다학제팀 운영을 통해 환자를 케어하고 있습니다. 그의 팀이 고민한 것은 바로 응급실에서 심장마비를 예측토록 설계된 AI 모델을 구축할 때 ICD 코드가 신뢰할 수 있는 라벨 역할을 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ICD 코드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국제질병분류 체계를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KOICD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CD 코드 조회를 사용합니다. 
 
AI로 환자의 위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등 임상에 AI 적용은 의료진 편의 증가를 떠나 글로벌 헬스케어가 직면한 여러 도전적 환경을 극복할 해법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덴마크 릭스 왕립 대학병원(Rigshospitalet) 내 ‘이노베이션랩(Innovation Lab)’이 지난 2023년 개발 중이던 병동 장비의 모습. 3년 만에 이 같은 병동 환경은 이제 글로벌에서 일반적인 풍경이 됐다. (사진=김양균 기자)
 
가브리엘 교수는 “응급실에서 심장마비 환자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려면 조기 심전도(ECG) 검사가 필요하다”며 “응급실에 도착하는 환자 중 누구에게 조기 심전도 검사가 필요한지 식별해 응급실 정문에서의 심장마비 선별검사를 개선하는 AI 모델을 구축코자 AI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AI 의료기기 목록이 누적 1524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마(JAMA) 연구에서도 AI 진료기록을 한 달가량 사용한 이후 미국 내 의료진의 탈진이 51.9%에서 38.8%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전 직면 헬스케어 위한 AI 솔루션
 
레진 이 친 테오(Regine Ee Chin Teo) 싱가포르 국립대병원 방사선사는 환자의 안전을 유지하면서 MRI 작업량을 98% 이상 경감시킨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통상 MRI 촬영 직전에 인공심박동기와 같은 체내 이식형 의료기기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레진씨는 “환자 도착 후 뒤늦게 발견하면 환자가 기기를 갖고 있는지 급히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검사 지연 및 취소, 장비 가동 용량의 손실을 유발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줄이고자 싱가포르 국립대병원은 검사 이틀 전에 일괄 선별을 진행하고 있는데 걸리는 시간은 1일 약 400분. 이렇게 긴 시간을 투입해도 실제 기기를 삽입한 환자는 1.4%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키워드 검색으로 모든 단일 환자를 선별하던 방식에서 표적화된 분류 방식으로 전환하고, 수동으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소수의 환자에게 집중했다”며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스캐너 가동 용량을 지켜내며, 업무량을 98%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운용 중인 자율 이송 로봇. (사진=김양균 기자)
 
홍콩의 경우, 병동 내 환자의 1차 초기 평가 및 관찰을 위해 ‘NEWS(National Early Warning Score)’ 등의 점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2~4시간마다 환자 활력 징후를 측정해야 합니다. 이는 업무량 증가와 함께 환자에게도 알람 피로(alarm factors)를 유발합니다. 오언 와이 록 웅(Owen Wai Lok Ng) 홍콩 병원관리국 의료 정보 분석가는 이를 위해 △생체 신호 △검사 결과 △인구통계학적 요인 등을 AI에 입력, 48시간 전에 환자 위험 징후를 예측한 경우를 전습니다.
 
오언씨는 “병원 및 스마트 케어 프로그램(Smart Care program)에 구현한 결과, 조기 개입이 필요한 위험 환자를 매일 약 35명씩 식별할 수 있었으며 간호팀이 1차 대응자로서 먼저 간호 평가를 진행하는 비율은 100%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자 평균 재원 기간은 1.5일 단축할 수 있었고, 사망률의 상대적 감소율은 약 6%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싱가포르, 홍콩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도는 달라도 대체로 △의료 인력 수급 △만성질환 중심의 의료 수요 △고령화 △의료 접근성 △의료 재정 부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이를 타개코자 내년부터 보건소에 영상 판독 보조와 의무기록 자동 생성 AI 패키지를 도입하고,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방문간호사가 AI로 원격 협진을 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건강기록 기반 질병 위험 예측과 만성질환 관리 AI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고, 고령화 대응을 위해서는 생성형 AI 에이전트로 지역 의료 수요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해외 의료기관 관계자는 “한국은 의료 AI 적용이 빨라 보이지만 전략 발표가 최근에야 이뤄졌다”며 “설계는 빨라도 실행과 성과 검증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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