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식 울산교육감 “교사의 본질은 교육…부담은 교육청이 진다"
취임 100일…상처받은 아이들 보듬고 기초학력 챙겨
‘학생성장지원센터’ 신설…촘촘한 맞춤형 책임 교육
지방교부금 수호…"아이들 밥 같은 교육재정 지켜낼 것"
2026-10-14 13:56:09 ㅣ 2026-10-14 14:35:20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성적순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다 해직의 아픔을 겪었던 25년 차 평교사. 시간이 흘러 울산 교육의 수장이 된 조용식 교육감의 시선은 여전히 교실 속 '상처받은 아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그가 약속한 ‘치유와 책임의 울산 교육’도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공교육이 끝까지 안고 가겠다던 과거의 신념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 교육감에게 지난 100일의 여정은 화려한 청사진의 나열이 아니라, 공교육 본연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조용한 혁명'에 가까웠습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이 지난 13일 <뉴스토마토>와 가진 취임 후 100일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울산교육청)
 
조 교육감은 지난 1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거둔 값진 성과로 교사의 업무를 과감하게 덜어낸 ‘행정 다이어트’를 꼽았습니다. 그는 취임 직후 교육청 사업 1171개를 전수 점검해 관행적이거나 중복된 사업 776건을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교사들이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업무부터 덜어냈습니다.
 
그가 말하는 '교권 보호' 역시 결국은 개별 교사가 홀로 감당하던 악성 민원과 사안 조사의 짐을 교육청이라는 거대한 울타리가 대신 짊어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을 100% 지원하고, 교육청 통합민원센터를 신설해 복잡한 민원은 교육청이 직접 대응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모든 것은 교사가 오롯이 수업과 학생 지도라는 교육 본연의 역할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려는 구조적 처방입니다.
 
그만큼 기초학력 강화에 대한 그의 철학은 확고합니다. 조 교육감은 “초등 저학년 시기의 문해력과 수리력은 이후 학습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며 “이 시기에 학습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울산만의 철학을 담은 '외솔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 교육감은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며 질문하는 힘을 키우고 배려와 존중 속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는 공간”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또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한글 사랑을 바탕으로, 갈등을 딛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포용적 민주시민으로 기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파격적인 개선안도 내놓았습니다. 초등 1·2학년 전체 학급으로 1수업 2교사제를 확대하고, 학급당 학생 수도 1학년 16명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해 세심한 맞춤형 지도의 물리적 기반을 닦겠는다는 계획입니다. 단순히 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을 넘어 교사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표정을 읽어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든든한 정서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1호 핵심 공약인 '학생성장지원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센터는 위기 학생을 학교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않고, 지역사회의 자원과 교육청의 행정력을 총동원해 입체적으로 끌어안기 위해 건립됩니다. 조 교육감은 “학생이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지 않도록, 전문적인 진단이나 복지 서비스 연계 같은 복잡한 행정 업무는 교육청이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젊은 전교조 교사 시절 온갖 압박과 징계를 감수해 가며 외쳤던 '가르침의 본질'을 이처럼 교실 수업에 구현해 가고 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유연함과 관록이 더해졌다는 점입니다.
 
학교 서열화를 우려했던 그에게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유치'에 나선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에두르지 않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습니다. 조 교육감은 “개인적인 소신보다 지역 교육에 실질적으로 필요한지를 우선해 판단했다”면서 “산업 수도 울산의 학생들에게 주어질 다양한 교육적 기회도 외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정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안정적인 교육 재정은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밥과 같다”며 “아이들이 줄어든다고 해서 밥의 양과 질까지 줄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학령인구가 줄더라도 인공지능과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노후 학교 환경을 개선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방교부금 수호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이처럼 흔들림 없이 지켜낸 교육의 토대 위에서 거창한 구호 대신 교실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다짐입니다. 조 교육감은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학생에게는 희망을,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교직원에게는 자긍심을 주는 교육감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