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넓히며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웠던 중국 차는 초급속 충전과 배터리 기술로 공세를 확대하고, 현대자동차·기아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아우르는 신차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가격을 넘어 기술과 제품군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1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서 DS 브랜드의 소형 콘셉트카 ‘F3VER’가 전시돼 있다. 올해 파리모터쇼에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20개가 참가하는 등 유럽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르노,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참가했습니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약 20개사도 참가했습니다. BYD와 체리, 지리, 샤오펑 등 기존 업체뿐 아니라 아이토와 아바타 등도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실제 판매에서도 수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유럽 18개국 신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보다 5.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중국 브랜드의 분기 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브랜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시장점유율도 올해 2분기 26%를 웃돌아 2024년 2분기 2.2% 대비 1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이번 모터쇼에서 7인승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 8’을 공개했습니다. 유럽 시장에 초급속 충전 기술인 ‘플래시 차징’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모델로, 115킬로와트시(kWh) 용량의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유럽 기준(WLTP)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653km입니다. BYD에 따르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5분, 97%까지는 9분이 걸립니다.
현대차·기아도 유럽 소비자를 겨냥한 신차로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기아는 이날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유럽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2세대 셀토스를 기반으로 한 이 모델에는 기아 최초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이 적용됐습니다. 기아는 스포티지와 니로에 이어 셀토스까지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확대해 유럽 SU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K4 하이브리드도 유럽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습니다. 오는 15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K4 하이브리드는 해치백과 스포츠왜건 두 가지 차체 형태로 출시됩니다.
실제 기아의 유럽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아가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통계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유럽 승용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습니다. 시장점유율은 4.1%로, 기아는 유럽 승용차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이날 밤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준중형 SUV 신차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입니다.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6 N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 등도 전시하며 자동차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분야의 기술력을 알릴 계획입니다.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안방 시장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르노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차를 앞세워 제품군을 확대하고, 스텔란티스는 푸조·시트로엥·피아트 등 8개 브랜드를 동원해 소형 전기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가격경쟁력을 높여 중국 차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폭스바겐은 중국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 자동차 산업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차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와 독일의 협력과 유럽산 제품 우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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