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상정 지연·표결 요구 무시"…시민사회, 안창호 공익감사 청구
안건 지연·진정 방치 등 6개 사안 감사 요구
시민 320명 참여…'윤석열 방어권' 폐기안 재심의
2026-10-12 15:46:38 ㅣ 2026-10-12 15:55:30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바로잡기공동행동(공동행동)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안 위원장이 안건 상정을 지연하고 표결 요구를 무시하는 등 합의제 기구의 운영 원칙을 훼손했다는 주장입니다. 진정 사건 처리와 인사 과정에서도 직무 공정성을 해쳤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5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행동은 12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습니다. 시민 320명이 참여한 청구서에는 △안건 상정권·심의의결권 침해 △일방적인 회의 운영 △진정 사건 심의 지연 △위원장 관련 진정의 이해 충돌 △부당 인사 개입 방조 △국제 인권 기구 제출 의견서 개입 등 6개 사항이 담겼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안 처리입니다. 일부 인권위원들이 지난 7월 해당 권고를 폐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자는 안건을 발의했지만, 안 위원장이 적격성 검토를 이유로 상정을 66일간 미뤘다는 겁니다. 지난 9월14일 전원위원회에서 찬성 6명, 반대 5명으로 안건을 정식 상정했지만, 폐기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안 위원장이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한다며 회의를 종료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인권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6월 과장급 간부 6명이 보직 반납 의사를 밝혔고, 7월에는 사무처 30개 전 부서가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최새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원이 발의한 안건은 모두 9건인데, 자신의 견해와 맞는 안건은 곧바로 상정하고 본인의 의견과 다른 안건만 상정을 미뤄왔다"며 "의결정족수를 채운 상황이었는데도 외부 전문가 의견을 듣자는 이유로 표결을 미루다가 독단적으로 폐회를 선언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정 사건과 관련해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재가 미뤄졌고, 이후 1년 넘도록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위원장 본인에 대한 진정에서도 "소위원회 구성을 일방적으로 바꿔 위원장에 동조하는 위원들을 배치했고, 직권조사 계획은 결국 부결됐다"고 했습니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상임위원이 자신의 비서를 승진시키기 위해 근무평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그 상임위원을 승진심사위원장에 임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제출 의견서에 대해서도 "차별금지법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교차 차별 관련 내용을 삭제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담당 과장이 이를 따르지 않자 의견서는 제때 제출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박한희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고발도 해봤고 인권위에 진정도 해봤지만 진정한 사안들이 아직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인권위 내부의 자정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민 320명의 연명을 받아 감사원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용섭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이 문제들은 단순한 내부 갈등으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감사원은 객관적이고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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