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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진흥기업(002780)이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 '해링턴플레이스 트라이빗'의 책임준공을 마쳤지만 440억원대의 자금은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공사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자체자금까지 투입해 지난 1월 준공 기한을 지켰으나, 후분양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향후 분양대금이 들어와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른 정산 순서를 거쳐야 해 회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공사를 끝내는 부담은 덜었지만 투입자금을 되찾는 과제는 남은 셈이다.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해링턴플레이스 트라이빗' 주상복합 (사진=진흥기업)
공사비 못 받아도 준공 지켰다…이제 남은 건 자금 회수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흥기업의 대구감삼동4차주상복합 사업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수취채권)은 지난해 말 629억 3266만원에서 올해 6월 말 701억 1290만원으로 약 7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수행해 매출로 인식하고 발주처에 대금까지 청구했지만 아직 현금으로 받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해당 사업장의 완성공사액은 1304억 900만원이다. 완성공사액과 수취채권을 토대로 한 수취채권 비율은 53.73%이다. 이를 역산한 완성대금 회수율은 46.27%다. 완성공사액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했다. 다만, 실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기타 사업비나 자금 집행·정산 시점 등에 따라 실제 현금 회수 수준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공사 미수금 중에서도 부실한 금액이 적지 않다. 진흥기업은 해당 금액 중 256억 6900만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손실충당금은 받을 돈 가운데 향후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에 대비해 예상되는 손실을 회계상 미리 반영하는 계정이다. 계약자산은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말 모두 0원이다.
이 같은 미수금은 진흥기업이 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사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1월 책임준공 기한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은 결국 자체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이어갔고, 예정대로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했다. 공사비 회수가 늦어지는 상황에서도 시공사로서 약속한 준공을 우선한 셈이다.
다만 건물이 완성됐다고 해서 진흥기업의 자금 부담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공사 단계의 책임준공 부담이 준공 이후에는 투입자금을 되돌려 받는 문제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진흥기업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440억원 수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말보다 공사미수금이 늘어난 것도 미회수 상황이 새롭게 악화됐다기보다는 지난 1월 준공에 맞춰 준공금을 추가 청구하면서 수취채권으로 인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와 약속 지켰지만 감삼동 책임준공 '후유증' 지속
'해링턴플레이스 트라이빗'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대에서 지주공동사업 방식으로 추진된 주상복합 사업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총 463가구 규모로, 진흥기업이 시공을 맡았다. 일반적인 시행사업과 달리 토지주가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이며, 사업은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지주와 시행사뿐 아니라 신탁사와 PF 대주단, 시공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사업비 조달과 자금 집행에 관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준공을 앞두고 사업비 집행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불거졌다. 당시 대주단과 신탁사는 준공 이후 발생할 PF 금융비용과 보존등기 비용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역 업체에 지급할 설계·감리비 집행에 동의하지 않았고, 진흥기업은 공사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책임준공 기한을 맞아야 했다. 설계·감리비 지급이 지연되면 준공 절차 자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진흥기업은 결국 자체자금을 투입해 필요한 비용을 충당했고, 지난 1월 책임준공을 완료했다.
다만 건물이 완성됐다고 해서 진흥기업의 자금 부담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책임준공이라는 첫 번째 고비는 넘겼지만, 이제는 공사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을 실제 현금으로 돌려받아야 하는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에 따르면 회수하지 못한 자금은 약 440억원이다. 책임준공을 위해 자체자금까지 투입한 만큼 향후 사업에서 유입되는 자금으로 미지급 공사비와 투입비용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이 사업의 자금 회수 구조가 일반적인 시행사 중심의 PF 사업보다 복잡하다는 점이다. 통상 분양형 PF는 시행사가 토지를 확보하고 PF 대출 등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한 뒤 분양대금으로 금융기관 대출과 공사비 등을 정산한다.
반면 해링턴플레이스 트라이빗은 토지주가 사업에 참여하는 지주공동사업에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이 결합된 구조다. 분양대금 등 사업수입이 발생하더라도 신탁계좌를 거쳐 PF 금융비용과 대출금, 각종 사업비, 미지급 공사비, 지주 정산금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몫을 계약상 자금집행 순서에 따라 정산해야 한다. 즉 시공사가 준공을 위해 자체자금을 투입했다고 해서 해당 자금이 자동으로 최우선 회수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증권사 PF 담당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공동사업은 일반적인 시행사업과 달리 토지주와의 정산 관계까지 얽혀 있어 준공 이후에도 사업비 정산 구조가 복잡할 수 있다"며 "시공사가 선투입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단순히 준공 여부나 미수금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신탁계약과 PF 대출약정에서 정한 자금집행 순위, 시공사의 우선수익권이나 채권보전 장치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 측의 사업 진행 및 관련 당사자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회수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감삼동 사업의 자금 회수 부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진흥기업의 신규 수주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 도급증가액은 6181억원으로, 전체 공사계약 잔액은 지난해 말 3조 531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 801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민간건축 수주잔고가 2조 6851억원에서 2조 9216억원으로 증가하며 전체 잔고의 약 77%를 차지했다. 진흥기업은 주택시장 침체에 대응해 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개발신탁사업과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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