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도입 20년)②업그레이드 골든타임…유지비 절감·수출 경쟁력 확보까지
T-38, 60년간 세 차례 항전장비 개량…M-346·호크, 미래 전투기 조종석 맞춰 개선
2026-10-01 16:08:29 ㅣ 2026-10-01 16:49:55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편대가 서해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광주 군 공항 이전을 계기로 공군의 고등훈련기 T-50 성능 개량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광주 군 공항 이전으로 T-50 운용 기반 자체가 바뀌고 있고, 동시에 공군 전투기 전력은 F-35A와 KF-21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KF-21 개발을 통해 확보한 핵심기술도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국산 기술 기반의 성능 개량으로 조종사 양성 체계를 현대화하고 수출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공군 내부적으로도 T-50이 예천에서의 임시 운용을 거쳐 무안으로 이동하는 시점에 4.5대와 5세대 전투기 조종사를 길러내는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지 이전과 항공기 성능 개량을 별개의 사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군 전력 재편이라는 하나의 큰 틀에서 연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군 내부나 업계, 전문가들 모두 공통적으로 광주에서 예천 등으로 임시 분산된 뒤 무안으로 최종 이전하는 과정에서 T-50을 성능 개량 하고, 무안기지를 성능 개량형 훈련기 운용에 맞춰 구축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전투기 세대교체' 맞춰 업그레이드
 
T-50과 유사한 고등훈련기의 성능 개량 사례는 해외에서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 공군은 장기간 운용한 T-38에 대해 주요 항전장비 성능 개량 사업(AUP)을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1년에 걸쳐 실시했습니다. 총 509대를 T-38C로 개량하면서 글래스 콕핏과 전방상향시현기(HUD),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 디지털임무컴퓨터, 다기능시현기(MFD), 무전 및 항법장비 등을 현대화했습니다.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동시에 훈련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를 포함해 미국 공군은 T-38을 운용하는 60년 동안 3번의 성능개량을 해왔습니다. 장기간 운용되는 훈련기지만 전투기와 항전 장비의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량해 온 것입니다. 최근에는 T-7A 도입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HUD, 조종석 계기판(Cockpit Display), 전자식 엔진 표시기(EED) 등 T-38C의 추가 단종 부품 교체도 사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M-346 사례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M-346은 T-50과 도입 시기가 비교적 비슷한 훈련기입니다. M-346은 도입 후 약 15년 만에 5세대 전투기 조종석을 모사하는 훈련 환경 구축을 목표로 성능 개량이 추진됐습니다. 기존 MFD를 대화면시현기(LAD)로 교체하고 헬멧 장착 표시기(HMD) 성능을 높였으며 전자광학 추적 장비(ETTS)와 디지털 비행영상기록장치도 적용했습니다.
 
호주 공군의 호크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주 공군은 1976년에 도입해 운용 중인 고등훈련기 호크 127을 최신 전투기 훈련 환경에 맞게 현대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디지털 항전장비와 시뮬레이션 능력을 강화해 F-35A 등 차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호크 127 33대를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6년에 걸쳐 성능 개량을 진행, 영국 공군이 운용하는 최신형 고등훈련기 호크 T2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이 같은 해외 사례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것은 전투기 세대가 바뀔 때마다 고등훈련기를 업그레이드해 훈련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입니다.
 
한국 공군 역시 같은 관점에서 T-50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F-35A와 KF-21이 주력 전투임무기로 자리 잡고 F-15K와 KF-16까지 성능 개량되는 상황에서 고등훈련기의 항전 환경이 개발 당시 수준에 머물 경우 훈련단계와 실전 단계 사이의 간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한국 공군이 운용 중인 T-50의 성능이 이미 해외 수출형 모델보다도 뒤처져 있다는 '역설적 상황'도 해소해야 합니다. T-50 계열은 다양한 국가로 수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 공군의 기종들은 무장 운용 능력, 최신 비행훈련체계(ET), 임무컴퓨터(MC)와 비행제어컴퓨터(FLCC) 등 항전장비 측면에서 수출 모델에 비해 수준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전시회에 참가한 블랙이글스 T-50B 항공기들이 급유를 받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나하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블랙이글스 T-50B' 공중급유 기능 보강 
 
공군 관계자와 항공 전문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T-50 성능 개량은 MC와 FLCC 교체, HUD 디지털화, LAD 교체 등이 핵심입니다. TA-50의 경우 레이더경보수신기(RWR)와 채프·플레어발사대(CMDS) 등 생존 장비를 추가하고 전술데이터 링크인 링크-16을 적용하는 등 정밀무장 운용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장거리 전개 소요가 늘고 있는 블랙이글스의 T-50B는 공중급유 기능 보강도 시급합니다. 
 
T-50 계열을 하나의 공통 형상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FA-50 성능 개량과 전술입문기 TA-50 2차 사업까지 고려해 항전장비와 항공기 임무 컴퓨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OFP), 구성품을 일원화하면 부품 공급과 정비, 후속군수지원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계열 항공기에 가능한 한 공통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 개발비와 운용 유지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항공기 전체의 유지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T-50 성능 개량을 통해 수출 경쟁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T-50은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훈련기가 아니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산 항공기입니다. 때문에 국내 공군이 운용하는 T-50의 성능 수준 자체가 향후 수출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미국 T-7A와 이탈리아 M-346 등 경쟁기종들이 최신 훈련 환경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T-50도 차세대 훈련기에 필요한 기능을 확보해야 합니다. 캐나다, 영국, 핀란드, 호주 등에서 훈련기 소요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T-50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훈련기에 요구되는 필수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입니다. 한국 공군이 성능 개량형 T-50을 먼저 운용하면서 확보하는 운용 데이터와 노하우가 향후 수출형 모델 개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T-50의 성능 개량이 공군의 조종사 양성 체계 현대화와 국내 항공산업의 기술 고도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여건은 충분해 보입니다. KF-21 개발을 통해 국내 업체가 확보한 항전장비 기술은 T-50 성능 개량에 적용가능한 상황입니다. T-50 성능 개량에 필요한 약 10년의 기간 동안 공군의 T-50 운용 기지가 예천을 거쳐 무안으로 옮겨 갑니다. 항공기 개조와 정비지원 장비, 훈련 체계, 임무지원 체계까지 함께 구축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무안기지의 정비시설과 시뮬레이터, 시험장비, 교육 체계 등을 처음부터 성능 개량형 T-50을 기준으로 설계한다면 기존 광주기지의 시설을 단순 이전하는 것과는 다른 장기적인 운용 체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장기간 운용되는 훈련기일수록 전투기 기술발전에 맞춰 지속적인 성능 개량이 필요하다"며 "기지 이전이 추진되는 지금이 T-50 업그레이드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