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크 꿈틀…하나은행도 ‘1돈 골드바’로 문턱 낮춘다
2026-10-01 14:58:32 ㅣ 2026-10-01 15:16:40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골드바의 구매 문턱을 낮춥니다. 기존 10g이었던 최소 판매 단위를 3.75g(1돈)까지 낮추고, 판매 채널을 모바일로 넓힌 건데요. 소액 투자 수요를 잡고 고객 편의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1돈부터 모바일 구매까지
 
1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30일부터 '골드·실버바 매매대행거래 약관'을 개정합니다. 우선 한국금거래소 골드바 판매 단위에 3.75g과 500g을 추가합니다. 이에 따라 기존 10g·37.5g·100g·1kg이었던 골드바 판매 단위는 3.75g·10g·37.5g·100g·500g·1kg 등 6종으로 늘어납니다.
 
눈에 띄는 것은 3.75g짜리 골드바입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한국금거래소와 제휴해 10g부터 1kg까지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최소 단위를 10g에서 3.75g으로 낮춥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실물 금을 사려는 수요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중간 중량인 500g 상품도 새로 추가합니다. 특히 500g 골드바의 판매수수료율은 4.8%로 1kg 상품과 동일하게 책정했습니다. 실버바 역시 기존 1kg에 500g을 추가하고 1kg과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합니다. 구매 금액 부담은 낮추면서 대형 상품과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선택지를 넓히고,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상품이 작아질수록 거래비용은 높아집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3.75g 골드바의 판매수수료율은 17%로, 10g·37.5g의 6%나 100g의 4.9%, 500g·1kg의 4.8%와 비교해 높습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 본점에서 한 시민이 골드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나은행은 그동안 영업점에서 팔던 골드바의 판매 채널도 모바일 앱으로 넓힙니다. 하나원큐에서 골드바를 신청한 뒤 지정한 영업점에서 실물을 수령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구매 신청을 위해 영업점을 찾아야 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골드바를 받을 때 한 번만 방문하면 됩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원큐 골드바 구매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며 "실물 수령을 위해 한 번만 영업점을 방문하면 되는 만큼 고객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금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다른 은행들도 판매 중량을 세분화하고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8월 한국금거래소 제휴 상품에 37.5g짜리 골드바를 추가했으며, 지난달부터는 KB스타뱅킹 앱에서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3.75g 제품을 추가해 소액 금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112.5g·375g·500g 제품을 추가해 매매 대행 단위를 7종으로 확대했습니다. 은행마다 취급하는 상품에는 차이가 있지만 소형부터 대형까지 중량 선택지를 넓히는 흐름은 비슷합니다.
 
금값 조정에도 수요 꾸준
 
은행권이 상품군을 확대하는 데는 지난해 반복된 품귀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업체의 물량 부족으로 일부 중량의 판매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됐는데요. 이후 은행들은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취급 중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 체계를 정비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소형 골드바 판매를 재개하는 데 이어 모바일로 구매 채널까지 넓히고 있습니다.
 
실제 골드바 거래도 꾸준합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약 27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 초 금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월 824억원까지 치솟았던 판매액은 이후 감소했지만, 6월 314억원, 7월 327억원, 8월 328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까지 월 300억원 안팎의 판매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실물 골드바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통장 계좌를 통해 그램(g)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 수요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달 잔액은 1조671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초 2조원을 웃돌던 잔액은 차익실현 등의 영향으로 7월 1조7159억원까지 줄었다가 8월 1조8070억원으로 반등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다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조6000억원을 웃도는 잔액을 유지하며 금 투자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최근 금값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이 이어지는 만큼 자산 배분 차원의 금 투자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로 금값이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여전합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데요. 금리 부담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 속에서 추가 긴축이 현실화하더라도 금값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27년 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5400달러로 유지했습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금값의 장기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을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금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는 만큼 소형 골드바나 골드뱅킹 등을 활용해 소액으로 분산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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