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주거안정, 공적주택만으론 부족하다
2026-09-29 06:00:00 ㅣ 2026-09-29 06:00:00
서울 주택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5주 연속 오르면서 문재인정부 때 세운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앞서 최장 상승 기록은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85주였다. 한숨이 나오는 것은 누적 상승률이다. 문재인정부 때와 상승 기간은 같지만, 85주간 누적 상승률을 보면 17.5%로 당시(7.7%)의 2배를 웃돈다. 물론 지난해 6월4일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67주만 따져도 상승률은 이미 15.2%에 달한다.
 
전월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친 집값에 내 집 마련은 엄두도 안 나는 실수요자들은 전월세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번엔 전세대란 속 전셋값 폭등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전셋값은 10% 이상 올랐는데, 강남권이나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아닌 성북구 길음동과 동대문구 용두동 등에서 국민평형(전용 84㎡) 전세가 10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사례마저 속속 등장했다. 강남권을 강력한 규제로 묶자 매수 수요가 비강남권으로 번지고, 집값에 이어 전셋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 암담한 것은 내년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전문가들 대다수가 올해 연말은 물론이고, 내년까지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들이 트리플 강세를 전망한 이유는 분명하다. 수요는 계속 몰리는데 신규 입주 물량은 줄고 강남·여의도 등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겹쳐 공급이 모자란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로 수요를 누르니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는 매수를 미루고, 집을 가진 사람은 세금과 갈아타기 비용 탓에 매도를 미룬다. 거래 매물이 줄어드니 품귀 현상으로 가격은 천정부지 뛴다.
 
전월세 불안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보편형 공공임대 19만가구를 포함해 총 119만가구의 공적주택을 공급하는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7%인 92만가구를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전·월세시장 불안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해 목표 물량의 약 80%를 임대주택으로 채우고, 일반 무주택층까지 대상을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 도입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공공임대 대상을 저소득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도심·역세권 공급과 중형 평형을 늘리려는 중장기 방향은 긍정적이다. 다만 당장 시급한 전월세 불안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고, 재원과 입지 등 핵심 대책은 여전히 빠져 있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공공 주도의 공급 정책도 중요하지만 주택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임대와 매매 공급의 물꼬도 틀 수 있는 정책을 살피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과거 민간 주택 착공이 급감한 상황에서 공공 공급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고 도심 민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투 트랙' 주택 공급만이 해답이다.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공의 역할 확대는 필요하지만,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라는 공급의 다른 축을 소홀히 하는 것은 균형 잡힌 해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함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을 적극 병행해 민간 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민간과 손잡고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확대의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공공임대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진아 정책팀장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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