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기차 캐즘을 넘은 K-배터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도심항공교통(UAM)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전기차에 집중됐던 배터리 수요가 하늘을 나는 UAM과 스스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로 확산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에너지밀도와 출력,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가볍고 오래가면서도 높은 출력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UAM과 휴머노이드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시장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29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에서 ‘K-UAM 초기 상용화 서비스 모델’을 시연하는 ‘제주 UAM 서비스 쇼케이스’에서 유인 기체가 날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UAM과 휴머노이드 등 비(非)전기차 분야로 배터리 적용처를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UAM 등 미래 모빌리티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SDI와 SK온도 각각 2027년,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및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UAM은 전기차 이후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신규 시장입니다.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는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면서도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만큼 높은 에너지밀도와 고출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항공 분야인 만큼 배터리 안전성도 핵심 요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도 빠르게 커질 전망입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UAM 배터리 시장은 2024년 5억달러 내외에서 2030년대 초 약 4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20~25%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UAM용 배터리는 안전성, 높은 무게 에너지밀도, 고출력 등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이 요구되는 만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새로운 적용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의 ‘피지컬 AI’용 전고체 배터리 샘플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배터리 업계가 UAM과 함께 주목하는 시장은 휴머노이드입니다. 인공지능(AI)이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로봇의 움직임과 작업을 뒷받침할 배터리 성능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몸체 안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걷거나 물건을 옮기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배터리를 탑재할 공간과 무게가 제한적인 만큼 같은 크기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높은 에너지밀도가 중요합니다. 고출력 역시 움직임과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 성능으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UAM과 휴머노이드 모두 전고체 배터리의 주요 적용처로 거론됩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휴머노이드 시장 등을 겨냥해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SK온도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용 배터리를 넘어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기술 경쟁에 나서면서 전고체 배터리의 적용처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집중됐던 배터리 수요가 UAM과 휴머노이드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높은 에너지밀도와 출력, 안전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만큼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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