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휘어잡는 빅테크…"금융사 동일 규제 필요"
2026-09-21 14:48:37 2026-09-21 14:58:21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토스(네카토) 등 빅테크에 대해 금융사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자금융업자인 빅테크는 비금융 플랫폼에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수수료 산정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카드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하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간편지급 하루 1.2조원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간편지급(간편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 금액은 1조2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간편송금 이용 금액은 19.8% 늘어난 1조17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네카토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 금액 가운데 전자금융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55.1%에서 올해 상반기 55.4%로 0.3%p 상승했습니다. 특히 전자금융업자 선불 기반 간편지급 이용 금액이 23.1% 늘었났습니다.
 
선불충전금 규모는 이미 빅테크, 핀테크 중심으로 결제 흐름이 이동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1분기부터 단순 합산만으로도 1조원에 근접했기 때문인데요. 올해 5월 기준 네이버페이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1806억원, 토스는 2075억원, 카카오페이는 6021억원에 달합니다. 선불충전금은 이용자가 플랫폼에 미리 충전해 둔 금액입니다. 결제 이후에도 자금이 머무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고객 락인' 지표로 꼽힙니다.
 
선불전자지급수단 성장세 역시 도드라집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은 계좌 연동 등을 통해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상품 대금이나 교통 요금을 결제하거나 송금할 수 있도록 선불금을 발행·관리하는 서비스입니다. 올해 상반기 전자금융업자와 금융회사가 제공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 일평균 이용 규모는 금액은 1조5535억원, 1년 간 21.9% 증가했습니다. 이용 건수도 3922만건으로 14.5% 많아졌습니다. 간편지급과 간편송금 이용 금액은 각각 23.1%, 19.9% 늘었습니다. 
 
네카토가 빠르게 영역 확장에 나선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 규모도 12.6% 늘었습니다. PG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 금액은 1조7234억원, 이용 건수는 3675만건으로 1년간 각각 12.6%, 12.1% 올랐습니다. PG는 전자상거래에서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받아 판매자에게 최종 지급될 수 있도록 지급결제 정보를 송·수신하거나 정산을 대행·매개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중 신용카드는 전체 PG 이용금액의 74.2%를 차지합니다. 신용카드 지급 대행 이용 금액은 같은 기간 12.8% 커졌습니다. 계좌이체와 기타 지급 대행 이용 금액도 각각 16.7%, 27.7% 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 지켜야"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카드사와 빅테크의 경쟁이 확대되고 있지만, 양 업권에 적용되는 규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의 부수·겸영 업무는 예외로만 허용됩니다. 이에 카드사가 본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비금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비금융 플랫폼에서 금융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반면 카드사는 여신금융업법상 부수 업무 등은 예외로만 허용돼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수 업무는 카드사가 카드, 대출, 결제 등 본업 외 사업을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수익 다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5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함께 카드사 부수 업무 규제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불허 항목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제도 전환 이후에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겉으로는 신고제지만, 실제로는 감독 당국과의 사전 협의와 심사 부담이 커 허가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작동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힙니다.
 
수수료 규제에서도 카드사와 플랫폼 사업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빅테크 간편결제 수수료는 카드 수수료인 망 이용료에다 자체 플랫폼 수수료가 얹어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등은 적격 비용 재산정 등 정책적 규제를 받습니다. 채 교수는 "카드 수수료는 상당한 규제를 받고 있고 특히 중소·영세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며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플랫폼은 플랫폼 수수료와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채 교수는 "카드사와 빅테크사는 현재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에 어긋나며 불균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빅테크·카드사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고, 비금융·플랫폼 사업 허용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꾸준히 인하되면서 결제 중심의 수수료와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성장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현행 규제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는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반면 빅테크업계는 전자금융업자와 여신전문금융업자는 영위할 수 있는 금융업의 범위가 다른 만큼 적용되는 규제 체계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빅테크업계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자와 여신전문금융업자는 담당하는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적용되는 규제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특정 규제만 놓고 어느 업권이 더 유리하다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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