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10월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가 유례없는 대전환을 앞두고 있지만 법무부 장관도 공소청장(검찰총장)·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도 모두 공석입니다. 공소청·중수청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단 2주. 하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물색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소청까지 그 여파가 불가피하고, 중수청은 후보자가 있지만 여당 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출범 전 '3개 기관 공석'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시험대에 서게 된 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담 커진 '김승원 후임' 물색…공소청도 연쇄 작용
20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정성호 전 장관의 퇴임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공석 상태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2기 개각 발표 당시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출신의 박균택·이건태 민주당 의원 대신 판사 출신의 김 전 후보자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신약 로비 의혹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했고, 청와대는 다시 후보자 물색에 들어갔습니다.
현재로서는 율사 출신 민주당 전·현역 의원의 발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내 법조인 출신도 거론되지만 대장동 변호사로 묶이는 박균택·이건태 민주당 의원 등은 김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따라 2기 개각 당시보다 부담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법조인 출신 중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한 여당 의원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요. 검사 출신인 백혜련 의원의 이름도 나옵니다. 비검찰 출신으로는 변호사 출신의 박주민 의원도 거론됩니다. 박 의원의 경우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관여도가 높았습니다.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도 거론되지만 비법조인 출신이라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에 비법조인 출신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례적 인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대통령의 고민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 건데요. 이대로라면 다음 달 2일 공소청·중수청 출범까지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 공소청은 수장 없는 출범이 불가피합니다. 공소청장은 법무부 장관 공백과 연계되기 때문입니다.
공소청장은 법무부가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3명 이상을 추천하면 장관이 대통령에게 1명을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현재 공소청장과 관련한 후보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았고, 제청권자인 법무부 장관의 공백도 공소청 출범까지 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강경파 반발 '걸림돌'…다시 선택의 순간
중수청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행정안전부의 제청으로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문제는 인선 절차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예정대로라면 청와대는 국회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추가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현재까지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 추가 검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시점을 말하기는 아직은 어렵다"고만 했습니다.
청와대의 재검증은 범여권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출신인 김 변호사가 과거 검찰개혁에 반대한 인물이라는 건데요.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청권자인 행안부는 한동훈(현 국민의힘 의원)이 연루된 혐의가 있는 이른바 <채널A> 검·언 유착 사건의 본질이 총선 개입 사건임에도 취재 윤리 위반 사건이라고 함으로써 윤석열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중수청장에 검찰 출신이 임명되고 중수청 수뇌부가 검찰 출신으로 채워지면 공소청과 인적 결합을 통해 수사·기소가 합쳐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을 2주 앞둔 현재, 법무부·공소청·중수청 모두가 이 대통령의 선택에 운명이 달린 셈인데요. 공소청의 경우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당 내 반발이, 임명 철회의 경우 수장 없는 조직 출범이 불가피합니다. 여기에 공소청 직제안 개편도 재검토를 지시해 놓은 만큼 추후 논의 과정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논의의 핵심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도 공석인 탓에 난항이 예고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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