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확실성에…투자자 시선 다시 '금'
미 국채 10년물, 34개월래 최고치…일본·영국 등도 상승세
"금리-금 '역의 상관관계 약화…중앙은행 금 매입도 가격 상승 부추겨"
"연말 5000달러까지 갈 것"…금 ETF로 자금 유입 증가
2026-09-03 16:07:10 2026-09-03 16:28:2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우려에서 촉발된 장기국채 가격 상승이 글로벌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유럽 주요국들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금 안전자산인 금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 중 4.821%를 터치했습니다. 전날의 4.797%에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23년 11월 이후 34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 중 5.30%까지 올랐다 5.25%로 마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장기채 금리 상방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는 금리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고 있는 점도 금리 상승을 자극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는 "4.8%를 넘긴 10년물 금리는 이제 5%를 테스트할 전망"이라며 "(금리가) 5%를 넘기고 추가로 상승할 경우 주가 조정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채권 매도세가 글로벌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이날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 중 3%를 돌파,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도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금리도 각각 2011년, 2008년 이후 최고치에 육박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규모 정부부채 부담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 같은 글로벌 국채 가격 상승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이자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위험을 감수하면서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번에는 미국의 장기국채 가격 급등과 금 시세 상승이 맞물렸습니다. 통상적으로는 정책금리 인상 기대가 국채금리 상승을 야기해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은 낮아지지만, 이번에는 금 가격도 들썩이고 있는 겁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금 거래소에 놓인 골드바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금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0.41% 오른 트라이온스 당 4414.6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초 4090달러에서 한 달 사이에 10%가량 상승한 것인데요. 8월24일에는 4697.8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연고점이었던 지난 1월29일의 5354.80달러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만, 7월 중순 3992.10달러까지 밀린 것과 비교해서는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풀이가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실질금리와 금 가격의 역의 상관관계가 약화된 탓으로 진단합니다. 이번 국채금리 인상이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기간프리미엄 확대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기간프리미엄은 채권을 장기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 보상 수준을 의미하는데, 기간프리미엄이 주도하는 금리 상승은 채권 자체의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이기에 금 수요를 자극하다는 설명입니다. 다시 말해, 금 대비 채권의 보유 유인이 커진 것이 아니라 채권 보유 위험이 커져 금리가 올랐기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이죠. 
 
동시에 각국의 준비자산 재편에 따른 금 수요 역시 금 가격 상승을 견인합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으로, 전년 동기 178톤 대비 62% 증가했습니다.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중국, 폴란드, 인도 등 지정학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거나 미국과 전략적 경쟁 관계에 놓인 국가들이 금 매수에 집중했습니다. 세계금협회 2026년 조사에서 응답 중앙은행의 45%가 향후 1년간 자국 금 보유 확대를 예상했습니다.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연말로 갈수록 금 가격에 프리미엄이 추가로 붙을 것을 전망했습니다. 물가 안정 시나리오를 전제로 국제 금 시세가 5000달러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중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목표 가격을 4900달러로 제시했고, UBS는 내년 상반기 중 5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국내 ETF 시장에서도 자본 이동 방향의 변화가 감지됩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자산운용사의 금 ETF 상품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이 중 상당수 상품의 월간 수익률은 5~8%대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3550억원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습니다. 한은의 금 투자는 2013년 이후 처음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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