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계가 진 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2분기 가계빚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한 데다, 주식시장 활황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불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가계빚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과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눈덩이' 가계빚…증가 폭 4년9개월 만에 '최대'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전 분기 말(199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5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34조8000억원)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대치입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 등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 판매신용을 합친 것을 의미합니다. 가계대출의 경우 2분기 말 잔액이 189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조9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전 분기(13조4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 수준으로, 2021년 3분기(34조6000억원) 이후 최대 폭입니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각각 늘었습니다. 주택 관련 대출은 주택 매매 거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주택 관련 대출 못지않게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입니다. 기타대출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13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로, 은행의 신용대출과 증권사의 신용공여 증가가 주효했습니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대출은 양도세 중과 유예 등으로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증가했다"며 "신용대출은 2분기 주식시장 활황으로 주식투자 수요가 증가하며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불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낸 '영끌'뿐 아니라 주식 등 금융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빌린 '빚투'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리 인상기 차주 비명 ↑…소비 위축 등 부작용 우려
신용카드 사용 등과 관련된 판매신용도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2분기 말 판매신용 잔액은 128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9000억원 증가했습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204조7000억원에서 2분기 208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문제는 가계빚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대출이자 상환 부담은 물론,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은은 지난달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 입장입니다.
여기에 그동안 금리 인상에 발목을 잡았던 경기 둔화도 반도체 호황에 성장 회복이 이뤄졌고, 1600원을 넘보던 환율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실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떨어진 1397.7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1개월 만에 13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 가파른 가계빚 증가 속도와 맞물리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부실 위험의 가능성도 커지는 점은 우려의 대목입니다. 이는 곧 소비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딜레마로 꼽히기도 합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금리가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계빚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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