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플랫폼 법인을 청산하며 개인형 AI비서(PAA) 사업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별도 법인을 세우고 에이닷의 해외판인 에스터를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했지만, 에스터 개발을 중단한 데 이어 관련 법인의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대신 국내 에이닷을 AI 에이전트로 고도화하는 한편,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AI 데이터센터(AIDC) 등 AI 인프라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입니다.
14일 SK텔레콤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에이아이플랫폼코퍼레이션코리아(GAP코리아)는 올해 반기 중 청산됐습니다.
GAP코리아는 SK텔레콤이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개발 법인입니다. SK텔레콤은 2023년 6월 미국에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을 설립한 데 이어 한 달 뒤인 7월 판교에 GAP코리아를 세웠습니다. SK텔레콤의 미국 사업법인 SK텔레콤아메리카(SKTA)가 미국 GAP 지분 100%를 보유하고, GAP가 다시 국내 개발 거점을 두는 구조였습니다.
당시 SK텔레콤은 국내 AI 서비스 에이닷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향 PAA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전 세계 통신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통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글로벌 PAA 전략에 따라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AI 에이전트가 에스터입니다. 다만 글로벌 PAA 전략은 당초 계획대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에스터 출시가 거듭 지연된 끝에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개발과 베타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SK텔레콤 모델이 CES2025에서 글로벌향 개인 AI 에이전트 에스터 데모를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관련 법인 외형도 줄었습니다. GAP코리아가 이번 반기 중 청산된 데 이어 미국 GAP 역시 아직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남아 있지만 자산 규모가 감소했습니다.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GAP의 자산총액은 775억원에서 560억원 수준으로 약 28% 줄었고 주요 종속회사에서도 제외됐습니다.
글로벌 PAA 사업의 외형이 축소되는 사이 SK텔레콤 AI 사업의 무게중심은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이 AIDC를 그룹 차원의 핵심 성장사업으로 낙점하면서 SK텔레콤이 관련 사업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신설법인 SK하이퍼를 중심으로 AIDC 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SK그룹은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춰 2029년까지 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후 2035년까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SK텔레콤은 그룹 내 통신·반도체·에너지 등 역량을 결집해 한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만든다는 목표입니다.
인적 재편에서도 사업의 무게중심 변화가 나타납니다. 2023년 네이버(
NAVER(035420))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해 글로벌 PAA 사업을 주도했던 정석근 대표는 현재 그룹의 AIDC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 AIDC 통합추진단 단장을 맡은 데 이어 AIDC 사업 실행을 담당하는 SK하이퍼의 초대 대표도 맡았습니다. 글로벌 AI 에이전트 사업을 이끌었던 핵심 인력이 AIDC 사업 전면으로 이동한 셈입니다.
다만 SK텔레콤은 에스터 사업 중단과 관련 법인 재정비가 AI 에이전트 사업 자체에서 손을 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별도의 북미향 PAA를 개발하는 대신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에이닷을 AI 에이전트로 지속 고도화하고 향후 글로벌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는 방침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닷을 AI 에이전트로 지속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AI 인프라 사업과 별개로 AI 에이전트 사업을 이어가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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