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7번째 주인 찾기에 나선 KDB생명을 품고 처음으로 보험업계에 진출합니다. 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보험사 인수를 통해 증권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음은 물론,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마지막 퍼즐도 맞추게 됐습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071050)는 전일 저녁 한국산업은행 등으로부터 KDB생명보험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습니다. KDB생명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보통주 약 99.75%입니다. 본입찰에는 한국금융지주 외에 한화생명, 흥국생명도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유력후보였던 삼성생명은 막판에 불참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인수 이후 자본확충 계획과 자금조달 능력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최대 1조원에 가까움 증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매각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KDB생명의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란 평가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지주는 KDB생명보험 인수로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PE 등에 더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등 다른 비은행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보험사가 없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보험업 진출을 위한 의지를 꾸준히 보여왔는데요. KDB생명 외에도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등 여러 보험 매물을 검토해 왔습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의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에 대해 "여러 검토 사항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를 눈독들여왔던 것은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보험사가 상품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면 증권·자산운용사가 높은 운용수익을 내는 모델이 가능합니다. 보험은 고객의 보험료를 받은 뒤 먼 미래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성상 은행 정기예금과 달리 조달비용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증권이 부동산·인프라 딜을 발굴하고 구조화 할 경우 보험이 장기 투자자로 받아주는 구조 형성도 가능합니다. 연금, 변액, 상속·증여 등 보험 상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함으로써 WM 채널 확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회사 측도 "인수 이후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이번 거래의 성격을 규정했는데요. KDB생명은 지난 3월 말 기준 16조5576억원 규모의 총자산을 보유해 매물로 거론됐던 다른 보험사 대비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관측됩니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도 꾀할 수 있습니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9150억원에 달했는데요. 이 중 한국투자증권의 순익이 1조7311억원으로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다만 본격적인 시너지가 창출되는 것은 KDB생명의 부실을 털어낸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K-ICS)이 75.5%에 불과해 당국 권고 기준인 130%까지 추가 자본 보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간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정상화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KDB생명 인수는 단기 이익 목적보다는 장기 조달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짚었는데요. 이어 그는 "투입될 자본이 본업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자본 활용도 제고 효과 이연이 불가피하다"며 "인수가격과 산업은행의 사전 증가 규모 등 세부 조건이 관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KDB생명보험은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2014년부터 총 6번의 매각이 추진됐으나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이에 산업은행은 매각을 중단하고 KDB생명을 직접 자회사로 편입해 정상화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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