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추진 가능성이 커지자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국책은행 노조들은 반대 집회를 열었고, 경제 전문가들은 지방 이전에 따른 경쟁력 상실을 걱정했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인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구체적인 방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앞서 8월 또는 늦어도 9월까지 이전 계획의 윤곽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부는 하반기 중 이전 계획을 구체화한 뒤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책은행 노조는 당장 반발했습니다. 한국산업은행·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조는 전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국가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자금 생태계의 기반을 뒤흔들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강제 이전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책금융기관은 기업 구조조정과 회사채 발행, 수출금융 등 업무 과정에서 정부 부처와 금융당국, 기업, 시중 금융회사, 법무·회계법인 등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습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관련 기관과 전문 인력이 밀집한 수도권 금융 네트워크가 정책금융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만큼 본점 이전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과 업무 효율성 저하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합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책은행은 기업과 금융회사 등 주요 고객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수도권과 긴밀하게 연계돼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서울에 있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조 교수는 "과거에도 금융기관을 강제로 지방으로 이전한 사례가 있지만, 단순히 본점을 옮긴다고 해서 지역경제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금융기관은 관련 기업과 금융회사, 전문 인력 등이 모여 있는 금융 생태계 안에서 업무가 이뤄지는 만큼 이런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 인력 이탈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금융업은 업무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한 만큼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수도권에 생활 기반을 둔 직원이나 경력직을 중심으로 이직·퇴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은행의 경우 과거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 인력 유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어 2차 이전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이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도 논란거리입니다. 기관이 이전하더라도 직원들이 실제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경우 지역 내 소비와 인구 유입, 연관 산업 고용 등 기대했던 파급 효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이전한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착해 생활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한데, 가족은 수도권에 두고 직원만 지방에서 근무하거나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면 지역 주민이나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관 이전 자체보다 실제 지역 정착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이전 초기의 경제적 효과만으로 정책의 성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강경훈 둥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전 기관의 인력과 관련 산업이 지역에 정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차츰 나타날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금융 공공기관이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단기적인 효과만 놓고 이전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지역경제 파급 효과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연 지방 이전 반대 공동 집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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