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협회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결국 다주택자들이 빌라·연립주택 시장에 임대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모두 똑같은 다주택자로 규제할 게 아니라 다르게 봐야 합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비아파트는 아파트와 매매·임대 수요가 다른 만큼 같은 다주택 규제를 적용하기보다 주택 유형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등록민간임대주택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은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인데요. 비아파트가 형편에 따라 사고팔 수 있는 주택이 되도록 하고, 민간 임대 공급을 위해 대출·보증·세금 규제도 달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성 회장은 "빌라·다세대와 주거용 오피스텔은 수요자들이 구입하기 보다는 빌려 쓰기 위한 집"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회장이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포털의 2025년 12월31일 기준 자료를 유형별로 정리해 제공한 '등록민간임대주택 현황'을 보면 전국 등록민간임대주택 96만7485호 가운데 비아파트는 69만1870호로 71.5%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서울은 34만8057호 중 29만2323호가 비아파트로 84%였고 아파트는 5만5734호로 16%였습니다. 서울 비아파트 등록임대는 다세대주택 13만6676호, 오피스텔 7만7881호, 다가구주택 3만2932호 등의 순이었습니다.
성 회장은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임대 구조가 다른데도 주택 수를 기준으로 같은 다주택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파트는 한 채를 미리 사두고 다른 곳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비거주 1주택자가 있을 수 있지만 빌라 한 채만 보유한 채 다른 곳에 살면서 임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입니다.
성 회장은 또한 비아파트가 임대에만 머물지 않고 필요할 때 사고팔 수 있는 주택이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당장 내가 저 아파트 살 돈이 없어서 못 사는데 그럼 영원히 그 집을 사지 말아야 되는 건 아니잖나"라며 "지금은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첫 집을 아파트로 해야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 회장은 "마음 편하게 사정에 맞춰서 빌라를 사서 잠깐 살아도 필요할 때 팔고 또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주택이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성 회장은 등록임대사업자를 일반 다주택자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임대사업자를 사업자로 인정해 달라. 일반 다주택자랑은 다르게 대출 규제도 달리해 주고 보증도 달리해 주고, 세금 규제도 달리해야 된다고 봐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등록 당시에 있었던 요건은 지키고,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보완할 점이 있어서 보완했다면 그 이후 등록하는 것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급 숫자보다 '살 만한 집'…"사기 쉽고 짓기 쉽게 만들어야"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22일 비아파트 공급 보완 방안을 내놓고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6만6000호는 서울과 경기 규제지역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성 회장은 공급 물량과 함께 실제 수요에 맞는 주택을 짓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매입임대가 공급 호수와 매입가격을 맞추다 보면 원룸 등 작은 주택 위주로 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회장은 "숫자는 늘 수 있는데"라며 "젊은 사람들이 바라는 건 빌라라도 방 세 개에 화장실 두 개 정도는 있는" 집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공 공급을 늘리는 것과 함께 민간임대시장을 활성화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 회장은 현재 임대시장에서 민간이 담당하는 비중을 80~90%, 공공은 10%대로 보고 "80~90%에 해당하는 것들이 조금 더 활성화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같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대사업자 A씨는 등록임대의 임대료 증액이 5%로 제한되는 점도 민간임대의 역할로 꼽았습니다. 주변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릴 수 없어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행 민간임대주택법도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증액 청구를 5% 범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성 회장은 민간이 비아파트를 매수하거나 새로 지을 수 있는 여건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매수를 해서 참여하든 아니면 공급의 입장에서 지어서 참여하든 그게 돼야 한다"며 "사기 쉽게 만들고 짓기 쉽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도 보유한 오피스텔은 임차인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며 "핀셋 규제만 할 게 아니고 핀셋 구제도 좀 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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