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호+α' 공급 속도전에도…3대 난제 '첩첩산중'
그린벨트 해제·법 개정 등 곳곳이 변수…주민·지자체 반발도 걸림돌
사업 지연에 공사비 상승 우려…택지개발 아파트 공급, 빨라도 5~10년
2026-08-09 17:03:24 2026-08-09 17:13:57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이재명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집값 안정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두 차례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열고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이 같은 공급 속도전에도 그린벨트 해제와 이에 따른 법 개정, 사업 지연 가능성 등 넘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규 공급과 금융 대책 등을 담은 부동산 공급 대책은 이르면 오는 13일 발표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음 주 발표가 유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①그린벨트 해제
 
지난 7일 두 번째로 열린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공급 확대와 신속한 실행에 방점을 찍고 기존 관행을 깬 과감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앞서 1·26 대책에서 도심에 6만호를 공급하는 방안을 밝힌 데 이어 수도권에 5만호 이상의 추가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논의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거론되는 부지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 강남권 일대와 태릉CC, 과천 경마장, 하남 감일동, 성남 서울공항 부지 등입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3일 <KBS 뉴스>에 출연해 "이재명정부 들어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급을 하기 위해서 심지어 그린벨트도 일부 좀 풀고 할 수 있는 입지를, 지하철 인근이라든지 심지어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각종 군 시설 이런 부분까지 해서 최대한 공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을 확대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주민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도권의 30만㎡ 미만 소규모 그린벨트는 시·도지사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어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밖에 신규 공급지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여의도 부지, 서울지방조달청 유휴부지, 일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용산어린이정원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②법·시행령 개정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법과 시행령 개정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아파트 신규 착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아파트 공급 확대 논의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다세대주택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 기준을 현행 660㎡에서 990㎡로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또 다세대주택 층수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 가운데 약 30만㎡ 규모로 조성됐으며, 지난 2023년 일반에 임시 개방됐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다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려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예외 조항을 두거나 해당 부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분리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오 시장도 그린벨트 해제뿐 아니라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법·시행령 개정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③착공 지연 땐 공사비↑
 
정부가 신속한 공급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착공 지연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도 난제로 꼽힙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기존에 발표된 지역의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60 몇 개월 걸린다고 하는데, 저희들이 한 절반 이하로 지금 줄이기 위해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속도 강화 방침에도 실제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주민·지자체와의 협상뿐 아니라 이후 주택 착공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해제된 전국 그린벨트 34곳 가운데 67.6%, 23곳은 지구 지정부터 입주까지 8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업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자재비·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 부담이 커지고, 공사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반영돼 수요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3기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도 사업 기간 연장에 따른 공사비 증가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부천대장 A-12 블록의 경우 공사비 상승이 반영되면서 사업비가 408억원 증가했습니다.
 
시장에서도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착공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경우 정부의 공급 대책이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택지개발로 아파트 공급하는 것은 빨라야 5년 또는 10년이 걸린다"며 " 비아파트는 거의 전멸한 상태다. 비아파트를 공급하려는 사람들에게 금융지원 대출이 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현재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과거 서울 평균 입주 물량은 3만5000에서 4만호 정도"라며 "올해는 약 2만5000호 정도로 60~70% 수준이고 2027년은 50%, 2028년은 40%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일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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