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사활 건 '전기국가', 원전공론·차등요금 '관건'
AI 시대 생존 전략 '전기국가' 청사진
2030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
신규 원전 등 믹스 '공론화' 예고
12차 전기본 초안, 9~10월 중 마련
"산업용 차등 요금제 8월 윤곽"
2026-08-04 17:04:47 2026-08-04 17:23:45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밝힌 대통령 업무보고의 호남권·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청사진 핵심은 재생에너지·원자력발전의 적절한 결합과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첨단산업용 용수의 적기 확보로 축약됩니다.
 
특히 굵직한 목표인 ‘전기국가(Electro-state) 실현’,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비전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와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 수순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원전 공론화와 지역별 차등 요금제 등 주요 쟁점들이 남은 만큼, 짧은 공론화 기간 이념·가치관적 갈등을 넘어 과학적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와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둘러싼 조정 등은 여전한 변수로 남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 지재처, 기후부, 원안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가족 햇빛연금'부터 '지산지소형' 전력망
 
이번 기후부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 및 소득 환원 정책의 가속화하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위해 내년부터 연간 10GW 이상의 태양광을 보급합니다. 
 
시화호·민통선에 대규모 태양광, 공장 지붕 태양광 의무화와 함께 10kW 이하 자가용 주택용 태양광의 잉여 전력을 현금 정산하는 ‘가족 햇빛연금’ 제도를 도입합니다. 풍력의 경우 영월·낙월단지 연내 준공, 신안군 우이도 인근 해상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사업 가속화와 정부 주도 계획입지로 사업 기간을 대폭 줄입니다.
 
전력망 및 용수공급 인프라 혁신에도 속도를 냅니다. 수도권 중심의 일방향 전력망을 ‘지산지소형’ 양방향 체계로 전환합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2~3년)과 전력망 신설(5~10년) 간의 시차를 극복하기 위한 345kV 이상의 고압 송전망도 설치합니다.
 
6.3GW의 전력과 65만톤의 용수가 필요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해 한빛원전-신장성-신광주 345kV 선로를 활용하되,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 49번 지방도 및 황용강 제방을 따라 전 구간 지중화로 추진합니다.
 
용수는 광주 하수재이용(30만톤) 및 기존 댐 운영 최적화로 100만톤 이상 공급 기반을 마련합니다. 이 밖에 3분기 중 철강,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반도체 등 5대 탄소 다배출 업종의 탈탄소 구조개편을 담은 'K-GX 전략'도 발표합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26년 7월22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 조성 현황과 전력 및 용수 공급 계획 등을 점검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쟁점, 정책 조율이 '성패'
 
이 중 쟁점 사안은 원전 공론화와 요금 차등화에 대한 복잡한 셈법이 꼽힙니다. 더욱이 12차 전기본 수립과 신규 원전 공론화는 향후 진통이 예상되는 분야입니다. 김 장관은 앞선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2차 전기본 초안을 9~10월 중 마련해 정기국회 폐회 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핵심 쟁점인 신규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포함 여부에 대해 대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통한 공론화도 예고했습니다. 
 
핵심은 신규 원전 등의 포함 여부입니다. 기후부는 대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통한 공론화 과정을 예고했지만 짧은 시간 내 에너지 믹스(Mix)를 도출 과정의 가치관과 진영 간의 대립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현실적 비중을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매끄럽게 조율할지가 관건으로 꼽히는 대목입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지연될 경우 현실적으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과 한계를 인정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이분법적으로 대립시킬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전력계통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적정 믹스를 찾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지역별 차등을 두는 방안은 8월 셋째 주 공청회를 거쳐 윤곽이 드러날 예정입니다. 기후부는 송전선로 이용비용, 전력망 흐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 가지 변수를 반영해 잠정적으로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행 중국의 산업용 전력이 kWh당 약 120원인 반면, 한국은 180원대로 형성된 만큼, 철강·석유화학 등 업계의 원가 부담 호소가 있습니다. 송전 비용, 전력 자립도, 균형발전을 고려해 전국을 잠정 4개 권역으로 나눠 차등 인하하되, 한국 전력의 천문학적 적자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수치를 결정해야 하는 난제이기도 합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오른쪽부터)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2026년 6월30일 전남 장성군 동화면에서 신장성-신광주 분기분로 예정지를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장관은 지난 4월16일부터 시행한 산업용 계시별(시간대별) 요금제 개편에 대해 “시간대별 요금제 개편을 통해 주말·낮 시간대 전기차 충전 요금을 대폭 할인하는 제도를 부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처럼 낮에 저장한 ESS 전력으로 피크 타임 전력의 25% 이상을 공급하는 체계로 가기 위해 제주도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점진 확대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또 태양광 발전단가가 147원(REC 합산 시 180원 내외)까지 내려왔고 최근 실제 단가는 120원대까지 떨어진 점을 들며 “REC 제도 개편 시 석탄·가스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고 부여했습니다.
 
주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동서울변전소 증설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를 계기로 주민대책위와 한전이 두 달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부 측은 “두 달 내 합의 도출에 최선을 다하되, 무기한 지연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345kV 송전선로의 표준 공기(9년)로 난항을 겪던 고압 송전망 구축과 관련해 김 장관은 “직접 대책위원회 주민들을 만나 민원을 해결하는 등 경직된 전력망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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