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탈 쓴 금융' 꼼수 막혔다…토스·현대 '원앱·페이' 전략 수정 불가피
2026-08-03 15:49:22 2026-08-03 19:25:1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업종 분류와 상관없이 모든 전자금융업자를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망에 편입하면서, 정보통신(IT) 자회사를 우회로 삼아온 빅테크와 주요 금융그룹의 원앱 및 결제 확장 전략에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엄격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신규 지정된 토스를 비롯 삼성·현대차 등 주요 그룹의 플랫폼 신사업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전자금융업자도 금융그룹 감독망 안으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개최된 제14차 정례회의에서 모든 전자금융업자를 금융복합기업집단법령상 소속 금융회사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습니다.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자금융업은 물론 은행·보험·증권 등 인·허가 금융업에도 진출하며 금융시장 내 영향력을 키워 왔는데요. 그룹 내에서 상호연계성이 심화됨에 따라 한 계열사의 운영 위험이 다른 계열사로 전이되고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상존했지만, 표준산업분류(KSIC)상 IT·정보통신업으로 등록된 일부 전자금융업자는 전통 금융회사와 구분돼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등 엄격한 금융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법령상 금융회사는 금융업과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로 KSIC상 금융·보험업에 해당합니다. 겸업이 일반화된 특징이 있는 전자금융업자는 금융·보험업에 해당하는 경우와 해당하지 않은 경우가 상존해 개별 금융업자 간에도 법령상 금융회사 포함 여부가 상이한 경우가 종종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에 금융위는 감독규정을 개정해 KSIC상 '금융·보험업'에 해당하지 않는 전자금융업자도 '금융·보험업'에 해당하는 전자금융업자와 동일하게 금융복합기업집단법령상 소속 금융회사에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개정안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속한 전자금융업자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금융복합기업집단법)'의 지정 요건인 △여수신·보험·금투업 중 2개 이상 금융업 영위 △금융위 인허가·등록 회사 1개 이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단, 비주력 업종 자산총액이 5조원 미만일 경우 지정 제외) 등입니다. 
 
2021년 6월 금융복합기업집단법 시행 이후 매년 금융복합기업집단을 지정해 금융그룹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전이 및 위험 집중, 내부거래 등 재무와 경영상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중순 열린 제13차 정례회의에서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다우키움 △토스 등 8개 금융그룹을 '2026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했습니다. 특히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빅테크 금융그룹 중에서 최초로 금융복합기업집단에 포함됐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24일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비바리퍼블리카, 토스페이먼츠 등 빅테크 계열 전자금융업자의 최고정보책임자(CIO)와 간담회를 갖고 IT 안정성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전산장애와 같은 사고가 빈발하는 전자금융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 등을 실시해 미흡 사항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빅테크·대기업 '원앱' 전략 변수 
 
그간 빅테크·핀테크는 IT와 결제 자회사를 통해 결제, 포인트, 고객의 금융 데이터 연계를 기반한 원앱 전략으로 신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금융위 감독규정을 계기로 IT 계열사를 통한 규제 우회 동력이 상실됨에 따라 원앱 플랫폼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컴플라이언스 기반의 안정적 자산관리와 결제 생태계로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금융그룹에 적용되는 관리·감독 사항을 살펴보면 출자 관계와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대표 금융회사를 선정해야 하며, 그룹 스스로 위험 집중이나 위험 전이 등 집단 차원의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내부통제·위험관리 기준을 마련해 준수해야 합니다. 자회사의 운영 리스크가 그룹의 자본적정성 산정과 더불어 위험 평가에 직접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토스는 단일 앱 안에서 토스페이,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을 무경계로 연결하는 ‘슈퍼앱’ 전략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결제·IT 자회사가 모두 소속 금융회사로 묶이면서 계열사 간 자금·데이터 교차 연결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전이에 방어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앱 사용자경험(UX) 편의성은 유지하되, 내부적으로는 엄격한 방화벽과 통합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는 고도화된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현대차의 '인카페이먼트' 등은 IT 자회사의 간편결제와 포인트 시스템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카드·보험·증권 본체의 까다로운 규제를 비켜왔는데요. 앞으로는 IT 계열사의 신규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대표 금융회사의 위험관리위원회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엄격해지면서 과감하고 신속한 플랫폼 신사업 추진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됩니다.
 
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은 자산관리·보험 중심 생태계 확장을 위해 IT 자회사나 간편투자 플랫폼, 핀테크 제휴를 전면에 내세워 왔습니다. 계열사의 데이터·인프라 자산을 비금융 영역 및 유통망과 결합해 활용하면서 금융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온 것인데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나 시스템 수주, 데이터 제공 거래 등이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공시·승인 대상이 되면서 공격적 플랫폼 확장보다는 IT 인프라의 보안·안정성 표준화와 계열사 간 투명한 내부거래 정산 체계 구축에 전략의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면서 금융복합기업집단인 곳들은 기존에도 엄격한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에 이번 감독규정 조치에 따른 변화는 크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토스를 비롯해 전자금융업자나 같은 업종의 계열사도 금융 규제를 똑같이 적용 받게 되면서 신사업 준비나 내부통제, 자산·자본 관리 등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 내부와 토스 앱 화면. (사진=금융위원회, 토스,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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