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민선 8기 당시 버스노선 개편으로 불거진 시민 불편과 시내버스 운영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자 교통공사 설립을 본격 추진합니다. 국비와 시비가 투입되는 친환경 시내버스를 공공 자산으로 직접 관리해 버스공영제의 토대를 마련하고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28일 시청에서 열린 대중교통 현안보고회에서 버스노선 정상화와 교통공사 설립안을 제시했습니다. 김 시장은 "국비와 시비, 울산시의 노력으로 확보한 버스를 민영 회사에 준다는 건 비상식적"이라며 "교통공사를 설립해 시민 세금으로 마련한 버스를 시민을 위해 직접 운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선 9기의 역점 사업인 버스노선 정상화를 울산 시내버스 운영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입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28일 시청에서 대중교통 현안보고회를 열고 버스노선 정상화와 울산교통공사 설립, 버스공영제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울산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내버스를 전면 민영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매년 약 2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버스업계의 적자를 보전하고 있지만, 차량 소유권과 운영권이 민간업체에 있습니다. 때문에 노선 신설이나 증차·배차 조정도 민간업체와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울산시는 이런 시스템이 교통 문제와 관련해 시민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보는 겁니다.
특히 노선 복원을 위해 올해 추가 도입하는 시내버스도 교통공사가 없으면 결국 민간업체 자산으로 귀속됩니다. 반면 교통공사가 설립되면 국비와 시비로 확보한 버스를 공공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노선 신설과 배차 조정, 긴급 차량 투입도 울산시가 탄력적으로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김 시장이 '시민 세금으로 마련한 버스를 시민을 위해 직접 운영하는 체계'를 강조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교통공사 설립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엔 버스업계의 구조적 재정위기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의 미적립 퇴직금은 813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 부담금 약 800억원을 더하면 총 1600억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현행 민영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다만 교통공사 설립까지는 지방공기업 설립 타당성 검토와 행정안전부 협의, 조례 제정 등 행정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울산도시공사에 교통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도시공사가 한정 면허 방식으로 일부 신규 노선을 운용하며 노하우를 쌓은 뒤, 향후 출범할 교통공사로 이관해 공공 운영체계를 확립한다는 전략입니다.
김 시장은 "버스 노동자들은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며 "더 이상 다음 세대에 부담을 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 문제를 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꺼번에 공영제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단계적으로 운영 경험을 축적하면서 교통공사를 키워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울산시는 시민 불편이 집중된 폐선 노선 복원을 우선 추진합니다. 지난 7월1일 구126번 노선을 먼저 복원했습니다.
현재 예비 차량 6대로 운행하고 있으며 9월에는 차량 2대를 추가 투입해 모두 8대로 확대합니다.
9월엔 △구123번 △구307번을 복원합니다. 12월엔 △구327번 △구482번을 다시 운행하고, △124번 △452번 △118번은 증차합니다. 713번은 천상·구영리까지 운행 구간을 연장합니다.
내년엔 △구233번 △구413번 △구426번 △구431번 △762번 △134번 △472번 △513번 △구402번 △1115번 등의 정상화 여부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노선 정상화의 전제는 차량 확보입니다.
울산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친환경 시내버스 보급 사업을 통해 올해 시내버스 30대 확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별도로 확보한 수소버스 7대를 더해 올해 모두 37대를 투입할 계획입니다. 오는 2028년까지는 모두 85대를 추가 도입해 노선 개편과 공공 운영 기반을 함께 갖춰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또 내년 7월1일 시행을 목표로 버스노선 전면 개편도 추진합니다. 오는 8월부터 버스 정류장과 차량 내부 QR코드 등을 활용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전문기관 용역과 버스업계,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성해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개편안은 공청회와 추가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김 시장은 "노선 개편에 시행착오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시민과 버스 노동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시민 이동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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