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구조적 호황을 맞고 있는 국내 조선·방산업계의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운송 선박 발주 기대감이 높아지는 동시에, 전쟁 리스크로 중동 국가들의 무기 수요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12일(현지시각)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에 나섰습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하기 위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이란의 공격은 최근 일주일 사이 네 번째이자 이틀 연속 발생한 것으로, 양국이 공습으로 각각 맞대응하면서 군사적 갈등도 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전쟁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동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국내 조선·방산업계의 수주 여건도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조선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에너지 운송 선박 발주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글로벌 선사와 에너지 기업들이 운송 차질과 공급망 불안에 대비해 선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선사들이 현재 홍해를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것처럼, 대체 항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항해 거리가 늘어나면서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한 추가 선박 수요도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산업계에서도 방공 체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이란의 미사일·드론 위협을 계기로 중동에서 한국형 방공 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천궁-II는 약 95%의 요격률을 기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UAE는 지난 3월 중동 전쟁 발발 후 정부에 천궁-II 납품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중동 리스크가 다시 확대될 경우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기존 도입국의 추가 물량뿐 아니라 주변국으로 방공망 수요가 확산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무기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 제기됩니다. 시장에서는 분쟁이 반복되는 중동 국가들이 노후 전력을 교체하고 전쟁 과정에서 소진된 무기 재고를 보충하는 과정에서, 짧은 납기와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방산업체가 유력한 공급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쟁이 반복되는 중동에서는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계약 이후 얼마나 빨리 전력화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소진된 무기 재고를 빠르게 채워줄 수 있는 곳은 국내 방산업체가 유력하다"며 “긴급한 무기 인도 요청 외에 중장기적으로도 무기 시스템 도입을 요청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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