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논란 재점화…해운업계, 하반기 불확실성 ‘확대’
이란·오만,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검토
에너지 선사 피해 커질 듯…원가 부담↑
“이용 중단은 불가능…대체선 다변화”
2026-07-09 14:15:07 2026-07-09 14:23:3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통행료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회항하면서 해협 봉쇄 우려와 통행료 현실화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행료 부과와 통항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유조선과 LNG선을 중심으로 운항비와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국내 에너지 운송 비용 전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벌크선과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오만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 부과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주중국 이란대사는 베이징 세계평화포럼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영해의 일부인 만큼 서비스 요금을 반드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타르 매체 <알자지라>는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운영 방식’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과 LNG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로 꼽힙니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LNG의 약 20%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이 가운데 95%에 달하는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조선과 LNG선 등 에너지 운송 선사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행료가 현실화하거나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될 경우 유조선과 LNG선의 운항비, 보험료, 연료비 등 원가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경우 항해 거리가 길어져 연료비와 운항 일수가 늘고, 선박 안전 리스크가 커지면서 전쟁위험보험료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해운 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하반기 물동량과 운임 변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화주들이 미국의 관세 리스크와 연료비 상승, 중동발 운송비 불안 등을 우려해 하반기 물량을 앞당겨 선적하면서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반등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컨테이너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했고, 이란 전쟁 이후 아시아~미국 컨테이너 운임도 두 배로 뛰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운임 반등이 구조적인 수요 회복보다 조기 선적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통상 9~10월 성수기에 몰려야 할 물동량이 6~7월에 일부 선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는 물동량 둔화와 운임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등으로 중동 지역 기항이 줄어들 경우 해당 구간 물동량 확보가 제한되고, 항로 조정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중동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물류망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27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푸자이라 항을 통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신규 송유관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홍해 연안 얀부항을 활용하는 동서 송유관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체 물류망이 단기간에 기존 물동량을 모두 흡수하기는 어려운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입니다. UAE와 사우디가 우회 수출망을 확대하더라도 카타르산 LNG와 중동산 원유 상당량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실제 부과되면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이 워낙 큰 만큼 이용을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의존 비중을 낮추고 운송 루트를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연료비, 우회 항로 비용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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