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윤금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세계 경제가 혼란을 거듭했습니다. 이란과의 '휴전이 끝났다'며 대규모 공습을 가했지만, 또 전쟁 재개는 아니라며 전면전으로의 확대에는 선을 그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초기부터 이어진 오락가락 발언을 이번에도 반복했습니다. 이란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증시와 국제유가, 환율 등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는데요. 특히 원·달러 환율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1500원대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메시지 '오락가락'…이번엔 "이란이 합의 원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조금 전 전화를 걸어왔다"며 "이들은 합의를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협상을 제대로 이행할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휴전에 대해 "끝났다"고 선언하고 대규모 공습 재개를 지시한 바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전면전 확대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다만 이란의 보복 공격이 계속될 경우 하르그섬 등 핵심 기반시설까지 타격할 수 있다며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하루 사이 휴전은 끝났다며 대규모 공습으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것처럼 말하더니 다시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놔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여기에 나토 정상회의에선 유럽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않은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뒤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에도 '이란과의 전쟁이 곧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말을 바꿔 세계 경제의 혼선을 일으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한국시간으로 9일 코스피와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이 모두 롤러코스터 추이를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두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하며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제유가와 환율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9.85포인트(3.31%) 오른 7486.64로 출발해 장중 한때 7500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후 장중 7063.76까지 밀리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전날보다 45.12포인트(0.62%) 오른 7291.91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유가는 전 거래일보다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2% 오른 배럴당 78.0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4% 오른 배럴당 73.5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1506.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해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조…종전 MOU 후속협상 '난항'
경제뿐만 아니라 중동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틀째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는데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 약 90곳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격 목표에는 철도 관련 교량 등 일부 산업 시설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성명에 따르면, 이란은 미사일·드론 작전을 실시해 쿠웨이트 아리프잔·알리 알살렘, 바레인 자피르·셰이크 이사 지역의 미군 기지 85곳을 타격했습니다.
양국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고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가능성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하면서, 이스라엘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양국이 합의했던 60일 후속 협상도 다시 불투명해졌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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