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설 4개 자치구, 출범부터 '재정난'…수백억 부채까지
2000억 신청사는 언감생심, 공무원 인건비조차 부족
윤석열 100조 세수 결손 부메랑, 책임은 지방정부로
위기 극복에 손잡은 지자체…"지출 구조조정 불가피"
2026-06-29 15:39:15 2026-06-29 16:05:17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7월1일 출범을 앞둔 인천의 신설 자치구들이 출범 초기부터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공무원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비 등 필수 행정 경비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수백억 원대의 부채와 신청사 건립 비용까지 떠안게 되면서 지방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인천시청 모습. (사진=인천시)
 
29일 인천시청과 민선 9기 서해·검단·영종·제물포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신설 4개 자치구 전반이 재정이 부족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해구는 기존 서구에서 명칭이 변경되는 곳입니다. 검단구는 서구에서 분리·신설됩니다. 제물포구는 중·동구를 개편해 출범하며, 영종구는 육지를 제물포구로 옮기고 도서지역만 따로 관할하는 곳입니다. 
 
공무원 급여조차 부족한데…수천억 신청사는 '난망'
 
우선 서해구는 당장 올해 집행해야 할 공무원 인건비 140억원과 폐기물 처리 비용 40억원 등 필수 경비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상환해야 할 지방채 278억원과 반환해야 하는 전입금 350억원 등을 더하면 총부채 규모만 628억원에 달합니다. 서해구는 행사성 예산과 회의 경비, 부서별 업무추진비를 전방위로 삭감하고 있지만, 필수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검단구 역시 올해 하반기 청소 행정 민간 위탁 사업과 도로 유지·관리를 위해 92억원을 추경으로 확보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현재 검단구에 확보된 환경 유지비는 3개월분에 불과합니다.
 
영종구와 제물포구 역시 인프라 구축과 청사 건립 예산 문제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임시 청사를 사용하는 영종구·검단구와 신청사가 필요한 제물포구는 향후 신청사 건립을 위해 각각 1500억~2000억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종구와 검단구는 국비는 물론 시비 지원 비율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물포구의 경우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과 김찬진 제물포구청장 당선인이 구상하는 신청사 입지가 달라 조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민주당 소속의 박 당선인은 동인천역사를 철거한 자리에 들어설 복합 건물을 신청사로 활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 소속인 김 당선인은 아직 뚜렷한 계획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세수결손 100조 육박…지자체 부담으로
 
신설 자치구들이 출범 초기부터 재정난을 겪는 원인은 윤석열정부의 세수 결손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와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비용 부담이 지목됩니다.
 
지난해 민주당이 발표한 '2024 회계연도 결산 심사' 자료를 보면, 윤석열정부 3년 동안 발생한 세수 결손액은 100조원에 달합니다. 2023년 5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2024년 30조8000억원, 2025년은 약 1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따라 당시 윤석열정부는 지방정부와 시·도교육청에 줘야 하는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023년 18조6000억원, 2024년 6조5000억원 줄였습니다. 이때 절차적으로 국회 감액 추경을 거쳐야 했는데, 이런 절차 없이 공문으로 통보하는 방식이어서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이었던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대책을 세울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지방정부는 사업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해야 했습니다. 아니면 빚(지방채)을 내거나,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일정 규모를 유지해야 했던 기금에 손을 댔습니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10월 기준 4000억원까지 확보했던 통합관리기금을 지난해 추경에서 480억원, 올해 본예산에 3300억원을 가져다 써 사실상 고갈된 상태입니다.
 
이렇게 정부의 국세 수입 감소가 지자체가 받아야 하는 지방교부세 축소로 이어졌고, 마찬가지로 인천시도 보조금 등이 줄어든 마당에 분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박찬대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도 올해 인천시의 부족한 재정이 4585억원에 달하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 감소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자체 핵심 세수인 취득세·지방소득세 등이 크게 줄어 세입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지자체, 재정위기 '공동대응'…'해법 제시' 가능성은?
 
재정 위기가 고조되자 구재용 서해구청장 당선인과 김진규 검단구청장 당선인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내달 1일 출범과 동시에 '검단구·서해구 긴급 재정 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영종구와 제물포구 역시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재정 부족과 신청사 건립비 부담 등을 설명하고, 정부와 인천시에 특별교부세 및 추가 국비 지원을 강력히 건의할 방침입니다.
 
검단구청장직 인수위 관계자는 "정부의 세수 부족 여파로 지자체 재정 여건이 극도로 악화돼 있다. 신설 자치구는 재산세 등 자체 세입도 곧바로 확보할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세입 부족으로 복지비 지출까지 막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재용 서해구청장 당선인은 "직원 인건비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재정은 위기 수준"이라며 "취임 즉시 재정 위기 극복 TF를 구성하고, 중앙정부와 인천시에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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