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집권 여당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월17일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6월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당일, 곧바로 당권주자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전당대회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전해지지만, 당권주자인 정청래 대표 측에서는 반복되는 '패싱'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상황입니다.
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귀국 직후 '비공개 만찬'…강훈식 배석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가진 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지난 18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송 의원과 만찬을 함께했습니다.
비공개로 이뤄진 만찬 회동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반주를 곁들인 식사 자리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해당 만찬 회동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성사됐습니다. 결국 송 의원이 유력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주목될 수밖에 없는 만찬인데요. 이 대통령과 송 의원 사이에는 인천 계양을을 매개로 정치적 유대감이 형성돼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국회에 입성할 때, 송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이 대통령에게 내준 바 있습니다.
송 의원과의 비공개 만찬으로 주목받는 이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취임 당일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6월4일 국회를 찾아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 여야 대표들과 통합을 상징하는 비빔밥 메뉴로 오찬을 가졌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치권과의 소통을 약속했는데, 같은 달 22일 곧바로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같은 해 8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당의 화합 차원에서 당선자인 정청래 대표와 낙선자인 박찬대 당시 후보(현 인천시장)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습니다.
한 달 뒤인 9월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취임에 맞춰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민생협의체' 구성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 오찬 및 당·정·대 회동, 당 지도부 격려 등 오·만찬을 이어왔습니다. 또 올해 4월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초청해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대에서 '대통령과 밥 먹었으니' 안 돼"
정 대표로서는 대통령의 식사 정치가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이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을 가진 송 의원은 "정청래 지도부가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하려는데 이걸 정리하지 못하면 집권당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정 대표를 직격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독대하는 오·만찬을 가진 적이 없다는 점도 불편한 대목입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당대표 시절을 함께했던 1기 원내지도부를 지난 2월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 박찬대 전 원내대표(현 인천시장)는 만찬 일정 전후로 대통령을 따로 만난 것으로 확인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주기적으로 이 대통령과 식사 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정작 집권 여당의 당대표인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독대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여야 지도부 오찬이 예정됐을 당시, 장동혁 대표가 회동에 불참하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일대일 회동이 기대됐지만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다만 당 지도부 내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식사 자리가 몇 차례 성사된 바 있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최근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 행사에 정 대표가 빠지면서 이른바 당·청 갈등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한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 인터뷰에서 "전당대회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게 '대통령의 뜻이 이래서 이 사람이다, 뜻이 저래서 저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라며 "송 의원이랑 이 대통령이 밥 먹었으니까 '(이 대통령 지침은) 송영길이다' 이런 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채널A>와 인터뷰에서 "누구는 된다, 안 된다 가지고 논쟁하는 것은 전당대회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송 의원을 겨냥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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